"오바마는 중소 언론사들만 좋아한다?"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메이저 언론이 질문 한번 못 하고 푸대접받은 사실이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국의 정치전문 온라인뉴스인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 TV연설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NYT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J) 시카고트리뷴 등 미국의 쟁쟁한 유력 신문들이 질문 기회를 한번도 못 얻었고,대신 그 기회를 중소 언론사들이 잡았다고 25일 보도했다. 대형 언론사 위주로 질문을 받았던 첫 번째 기자회견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5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한 13개 언론사 가운데엔 폴리티코를 비롯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미 군사전문지인 성조지(Stars and Stripes),흑인 계층을 대표하는 잡지인 에보니매거진 등 중소 언론사가 다수 포함됐다.

딘 배켓 NYT 워싱턴지국장은 "그동안 질문자로 지명을 받은 적이 없던 언론사들이 질문하는 것을 보니 기쁘다"며 "우리는 이미 대통령과 인터뷰도 했고 또 정부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게 기자회견장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유력 신문들은 기자회견장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오바마 대통령 측이 이번 기자회견에서 중소 매체들에 힘을 실어주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다시 한번 공고히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퓰리처상 수상자로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의 하인즈 존슨 메릴랜드대 교수는 "대통령 기자회견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주요 신문 기자 누구도 지명하지 않은 것은 놀랄 만한 일"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지가 절실한 지금 주요 신문들을 푸대접한 것은 정치적으로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