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오바마의 여인들' 7인방 소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흑인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주목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오바마 행정부에서 고위직에 진출한 '흑진주 7인방'이 끈끈한 연대를 이루며 활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오바마의 여인들'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이들은 기나긴 여정을 거쳐 워싱턴 정치의 국외자에서 주역으로 발돋움하게 된 흑인여성들의 권력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트에 소개된 고위직 흑인여성은 모나 섯픈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 리사 잭슨 환경보호국장,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멜로디 반스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 수전 라이스 주유엔 대사, 데지레 로저스 백악관 의전비서관, 캐산드라 버츠 부법률고문.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식품의약국장에 지명된 마거릿 햄버그 전 뉴욕시 보건국장은 유대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그가 상원인준을 받게되면 흑인출신은 8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과거 미국 행정부에서 흑인 여성이 고위직을 맡게되면 `첫번째'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워낙 많은 흑인여성이 행정부에 진출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상관없이 이들 흑인여성은 서로 유대를 돈독히 하면서 자신들이 맡은 분야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외교전문가이기도 한 모나 섯픈 비서실 부실장은 쿠바에 대한 제재 완화를 주장해 왔으며, 그의 생각은 지난주 의회를 통과한 지출법안에 쿠바 여행 및 교역 완화라는 형태로 반영됐다.

멜로디 반스는 7천8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법안의 의회통과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시카고 사단' 출신인 밸러리 재럿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특사로 참석해 오바마의 분신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엄청난 업무량 때문에 자신들이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를 잊고 살다가 가끔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의미를 자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리사 잭슨은 환경보호국의 복도를 걸어가다가 흑인 여직원들로부터 "여기에 와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을 들을 때 오바마 대통령뿐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있는 역사를 상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