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소속팀 맨유가 통산 세 번째 잉글랜드 프로축구 칼링컵 우승을 확정하는 데 주연 역할을 하지 못했어도 우승 메달을 손에 넣었다.

박지성은 2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토트넘 홋스퍼와 2008-2009 칼링컵 결승에서 교체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해 끝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고 승부차기 대결 끝에 우승하는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그러나 박지성은 지난 2006년 이후 3년 만에 우승 세리머니를 동료와 함께했다.

맨유는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이 일제히 단상으로 올라갔고 리오 퍼디낸드가 가장 먼저 메달을 받고 나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렸다.

박지성은 루이스 나니에 이어 메달을 목에 건 뒤 우승컵을 두 손으로 잡아 머리 위로 들었고 환한 웃음으로 기쁨을 표시했다.

지난 2006년 대회 때 결승에 선발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칼링컵 정상을 밟았던 박지성으로서는 값진 또 한 번의 우승 메달이다.

박지성으로서는 프로 데뷔 후 개인통산 12번째이자 맨유 합류 후 여섯 번째 우승.
지난 2000년 일본 교토 퍼플상가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지성은 이듬해 J2리그에서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어 2003년 1월 일왕배 제패에 이어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옮긴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도 그해 에레디비지에 우승에 이어 2003-2004시즌 직전 슈퍼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지성은 우승 퍼레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4-2005시즌 네덜란드 정규리그.FA컵 우승으로 `더블'을 달성했고 2005년 여름 맨유에 새 둥지를 틀어 2005-2006시즌 칼링컵 제패에 이어 2006-2007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앞장섰다.

2007-2008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더블 우승'의 주역이 됐다.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까지 네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뛰고도 정작 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뒤늦게 우승 메달을 전달받아 위안을 삼았다.

박지성은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정상에 올랐고 올해 칼링컵에서 또 하나의 우승 타이틀을 챙겼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