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하며 다시 증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로 치솟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엿새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주식시장의 조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여행, 항공주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원화약세 수혜주인 수출주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은 3월 결산을 맞아 일본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자금이탈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경색 완화로 금융위기가 제2라운드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으며 환율도 증시처럼 여전히 변동성의 영역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환율 급등과 함께 다시금 밀려나고 있다"며 "시장은 작년 10월 환율 급등 악몽에서 아직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2개월만의 1400원대 회복이라는 이슈는 가볍게 넘길일만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을 고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아시아 주변국 통화보다 원화가치 하락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나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을 동반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상황이 과거 고통에 대한 트라우마(trauma)라고 한다면 환율 급등은 변동성 영역으로 눈감아 줄 수 있다고 박 연구원은 판단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을 앞두고 나타나는 외환시장의 변동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신용경색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미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단기적 환율 동향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환율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환율 상승이 주가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동향이 중요한 증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