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올 한 해 내내 주요 인터넷 사이트와 전쟁을 벌였다. 웹하드,동영상업체,포털 등 네티즌들이 즐겨찾는 사이트 대부분이 수사를 받았거나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영화 음악 동영상 등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혐의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검사 구본진)는 올해 초 영화인협의회에서 정식 고발장을 제출받아 상위 8개 웹하드업체들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문용식 나우콤 대표 등 6개 웹하드 업체 경영진 6명을 구속기소하고 2개 업체 관계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웹하드에 영화 파일을 조직적으로 올려 수억원대 돈을 챙긴 헤비업로더 등 5명도 구속기소했다.

수사는 순탄치 않았다. 일부 시민단체 등은 이를 촛불집회와 연관시켜 검찰이'정치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우콤이 운영하는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가 촛불집회를 생중계했다는 이유로 나우콤을 표적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당시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것은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3월"이라고 일축하고 뚝심있게 수사를 밀어붙였다.

이 수사는 결국 임채진 검찰총장으로부터 상반기 전국 검찰청 수사 중 가장 뛰어난 3건에 수여되는 '우수 특별수사상'을 받았다. 전례없는 사건을 맡은데다 검찰이 전문지식을 총동원해 수사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10월과 11월에는 판도라 TV와 프리챌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모 방송사 등은 지재권 침해를 방조하고 있다며 이들을 고발했다. 판도라TV는 국내 동영상 1위 사이트,프리챌은 최근 동영상 서비스에 '올인'하고 있는 사이트다. 이들은 동영상을 무단으로 올리는 대신 동영상 플레이 전후에 끼워넣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회원들에게 직접 돈을 받아 챙긴 웹하드업체와 양태는 약간 다르지만 결국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건 마찬가지라며 검찰은 의욕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현재 NHNㆍ다음의 저작권 침해 방조 혐의 고발사건에 대해서도 막바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지검 형사6부(황철규 부장검사)는 최휘영 NHN 대표와 석종훈 다음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고심 중이다. 음악저작권협회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만 들을 수 있는 음원이 블로그 등에 무단 방치되고 있다며 NHNㆍ다음을 고발했었다.

검찰은 이들 회사 대표를 비롯 실무진 10여명과 상습적으로 음원을 올린 카페지기ㆍ블로거 40명에 대해 고의성 및 기술적ㆍ관리적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따져 약식 혹은 불구속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그릇된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는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