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다섯음색 융합으로 아시아 사로잡았죠"...4집 앨범 '주문' 30만장 돌파
'5인조 그룹' 동방신기와의 만남은 흥겨웠다. 이들은 "'주문-MIROTIC'이 아시아 음악시장을 휩쓸고 있어 기쁘다"면서 음악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1년 반 동안 아시아 투어를 다녀온 직후 지난 10월 국내에 선보인 이 앨범은 2일 현재 한터차트 기준 31만9000장을 돌파하며 올해 단일 앨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일본 대만 태국에서도 앨범 차트 정상을 달리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올 들어 4차례나 싱글 정상에 오른 여세를 몰아 오는 31일 연말 가요축제인 '홍백가합전'에 한국 그룹 최초로 출연한다.

곧 중국 앨범 발매를 앞둔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와 영웅재중,최강창민,시아준수,믹키유천 등 멤버들을 서울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만났다. 늦은 밤이었지만 사무실 밖에는 이들을 만나려는 여학생들이 무리지어 서 있었다.

"39만명을 모은 아시아 투어에서 현지인들에게 친밀감을 주도록 신경썼는데,그게 앨범 판매로 직결되는듯 싶습니다. 자기 나라를 이해하려는 노력에 호의를 보인 거죠.일본어는 유창하게 할 수 있고 중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현지어로 인사말을 건넬 정도입니다. "(유노윤호)

동방신기는 해외 공연을 앞두고 늘 현지 매너와 말을 먼저 공부한다. 한국 가요의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는 버라이어티쇼에서 일본어 개그를 펼쳐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팬 연령층은 5세부터 70대까지 광범위하다. 최근 화보촬영차 들렀던 파리에서는 흑인과 백인 100여명이 공항에 대기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들은 일본 미디어를 통해 접한 '토호신키'란 이름으로 동방신기를 맞았다.

"앨범 제작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구사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번 앨범 전곡을 J POP식 리듬에다 일본어 가사로 바꿨고,대만에서는 표제곡을 중국어로 불렀습니다. 일본 앨범을 제작할 때에는 현지인 발음과 똑같이 하려고 수십번씩 재녹음했어요. 외국인의 어설픔이 묻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영웅재중)

동방신기는 현지화 전략과 함께 다채로우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음악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앨범을 낼 때마다 이전 것을 변형해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특유의 음악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

"이번 앨범에는 우리 의견을 반영해 기존의 색깔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새로운 음악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엇박자 비트가 강한 댄스곡으로 변화를 줬지만 동방신기 고유의 느낌은 간직하고 있어요. "(시아준수)

동방신기는 가벼운 댄스곡으로 데뷔한 후 발라드,R&B 등을 거쳐 강한 댄스곡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기저에 깔린 흑인 리듬은 각국에서 보편성을 획득할 뿐 아니라 유행을 선도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노랫말은 사랑에 관한 '다소 유치한' 가사에서 사회 비판적인 가사로 나아갔다가 '넌 내게 빠져' 등 연애담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다섯 멤버가 어우러지는 코러스야말로 동방신기의 최대 강점"이라고 믹키유천과 최강창민은 강조했다.

"저음에서 고음까지 다섯 멤버의 목소리가 하나로 뭉칠 때 빛을 발휘합니다. 특히 아카펠라를 부를 때 한 명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평소 팀워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지요. "

동방신기는 연말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각종 음악 시상식이나 버라이어티 쇼들에 출연하면서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비틀즈처럼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건재한 음악을 하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