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매각차질 손배소송여부 관심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이 24일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 나면서 일단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의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

외화카드 주가조작도 법원 2심에서 무죄로 판결난 상태여서 외환은행 재매각과 관련한 법적 불투명성이 모두 해소됐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주가가 최근 5천원 대로 폭락해 법원의 무죄판결에도 재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헐값 매각 법적 논란서 '해방'
외환은행은 이날 헐값매각 의혹이 법원에서 무죄로 판결 난 데 대해 "법원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재판이 무죄로 판결 남에 따라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의 걸림돌이 제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외환카드 주가 조각 혐의가 2심 재판에서 무죄로 판결 난 상태여서 론스타는 법적인 부담없이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론스타는 2006년 1월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시작해 같은 해 3월 국민은행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5월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헐값매각에 대한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 등으로 대금지급이 미뤄지자 11월 계약을 파기했다.

작년 9월에는 HSBC가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하고 12월 금융위원회에 지분 인수승인을 신청하기도 했지만 금융위가 법적 불투명성을 근거로 매각 심사를 지연시키자 결국 1년 후인 올 9월 계약을 파기했다.

◇ 주가 급락..조기 매각 난망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의 주가가 급락한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외 원매자들의 돈 줄이 말라 향후 매각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외환은행의 주가는 21일 현재 5천530원으로 지난 9월9일의 1만4천400원에 비해 8천870원(61.6%) 급락했다.

론스타가 HSBC와 체결했던 매각 가격 1만7천725원에 비해서는 3분의 1수준이다.

HSBC가 1만2천원대로 가격을 낮춰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론스타가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을 고려하면 1만원 이하로 가격을 낮춰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외환은행 인수 후보들이 자금난과 적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도 외환은행 재매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 정부 상대 손배소송 여부 관심
일부에서는 론스타가 헐값매각 재판 결과를 토대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외환은행을 높은 가격에 팔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론스타는 지난 7월 외환은행의 매각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로 매각 걸림돌이 제거됐지만 론스타가 매각 가격을 낮춰 매각을 진행할지는 의문"이라며 "론스타가 정부를 상대로 국제소송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원활한 외환은행 매각을 고려한다면 소송을 통한 마찰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