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판용)부동산 매물 광고 시장을 놓고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와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CP)간에 싸움이 한창이다. 부동산 CP들은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부동산 매물 광고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독과점적 지위를 활용,공정 경쟁을 제한했다며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NHN은 "네이버가 보증하는 진짜 매물 정보를 네티즌에게 더 많이 보여주자는 취지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다툼은 2006년 9월 NHN이 네이버 부동산 사이트를 '프리미엄 매물'과 '일반 매물'로 구분하면서 시작됐다. NHN은 프리미엄 매물 코너를 눈에 잘 띄는 사이트 상단에 배치하고 대행사를 통해 수주한 매물 광고를 실었다. 부동산114 등 기존 6개 부동산 CP들이 제공하는 매물 광고는 잘 보이지 않는 사이트 하단의 일반 매물 코너에 배치했다.

박종덕 부동산114 부사장은 "NHN은 자신들이 유치한 매물광고를 프리미엄 매물 코너는 물론 부동산 CP들의 코너인 일반매물에도 동시에 올리고 있고,맨 첫페이지에 등록시키는 경우가 많아 전문 정보제공업체들의 텃밭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부동산 매물 광고로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NHN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CP의 매물 정보는 가짜가 태반이다"며 "허위 매물 때문에 네이버와 네티즌 모두 피해를 보고 있어 일반 매물 코너도 철저한 모니터링을 거쳐 진짜 매물을 올려 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부동산 CP와의 다툼 외에도 최근 NHN은 여러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가 불법 음악 다운로드를 방조하고 있다며 음반저작권협의회가 NHN을 상대로 거액의 민사소송을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NHN으로선 네티즌들에게 보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네이버를 운영하는 것이 의무일 것이다. NHN과 CP들간의 싸움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르냐에 대해서는 공정위나 법정이 판단할 일이다. 하지만 협력업체와의 '상생 경영'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박동휘 산업부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