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인천시는 송도 신도시의 건설과 수도권 신공항의 영종도 유치,영종도·용유도의 국제 관광휴양단지 개발 등을 골자로 한 인천시 장기발전 전략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제조업 중심이던 인천을 국제물류 비즈니스산업 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동북아 국제 비즈니스 중심도시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당시로선 이 계획이 허황돼 보였다. 영종도와 용유도는 경기도 땅이었고,수도권 신공항은 이미 청주로 결정된 상태였던 것.게다가 인천은 수도권 인구억제 정책 대상지였고,영종도 신공항에 대해선 안보상의 문제까지 우려됐다.

이 때문에 송도 신도시 건설과 신공항 유치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3차례나 보고한 끝에 대통령의 재가를 얻었고,2001년 인천국제공항 완공에 이어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과 송도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다.

이 거대 프로젝트를 입안한 사람은 당시 30대 초반의 박연수 인천시 도시계획국장(현 소방방재청 차장).그는 이후 4명의 대통령과 6명의 시장을 거치며 이들을 설득하고 사업을 구체화했다. 또 수많은 이해집단의 반대와 저지를 극복하며 바다를 메우고 국제자본을 유치하는 등 '두바이의 기적'에 비견되는 '인천의 기적'을 연출해왔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꿔놓은 남자》(한경BP)에서 20여년간 끊임없는 열정과 실천하는 리더십으로 인천국제공항,송도 정보화 신도시,인천대교,인천 경제자유구역 등의 역사적 프로젝트를 구상·실천해온 과정과 함께 어려움과 좌절을 헤쳐 나가는 지혜와 의지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또 이를 통해 눈앞의 작은 이익에 얽매여 더 큰 열매를 보지 못하는 이기심과 어리석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아울러 광활한 갯벌을 고층건물로 채우는 것으로만 업을 삼아서는 안 되며 문화와 인간의 삶을 담은 창조도시를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추천사를 통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문제를 감지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략적 사고,실행 의지와 추진력에 대한 의미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공직자는 물론 기업의 간부와 꿈을 가진 젊은이들의 필독서가 될 만하다"며 일독을 권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