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요트 매물로..비싼 파티도 위축

금융위기 속에 세계에 부를 과시해왔던 월가가 화려했던 시절의 삶에 '굿바이' 인사를 보내고 있다.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고 여기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던 문화나 고급 요트, 화려한 파티를 열던 월가 사람들의 삶이 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월가가 생활방식의 모든 것에 굿바이를 고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소개했다.

최근 20여년간의 월가는 하룻 밤 사이에 젊은 트레이드가 닷컴 붐 속에 백만장자가 되고, 쉽게 빌린 돈으로 별별 희한한 상품에 투자해 돈을 버는 시대였다.

지난 4반세기는 전반적으로 부의 개념도 새롭게 규정지었다.

1982년에 포브스가 꼽는 400명의 부자에 들려면 현재 달러 가치로 1억5천900만달러면 됐으나 올해는 이 안에 들려면 최소한 1조3천억달러 정도가 돼야 했다.

월가 사람들의 화제는 고가의 개인 요트, 제트 비행기, 화려한 파티에 관한 것이었고 월가 사람들의 씀씀이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왔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해고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가의 부를 과시해왔던 주택시장에는 고가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리먼브러더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조지프 그레고리는 회사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 전인 이번 여름에 침실 8개짜리 해안가 대저택을 3천250만달러에 매물로 내놓았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고가 주택 매물이 아직은 쏟아져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으면서 가격이 내려가거나 임대로 돌려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고가주택을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인 바버라 코코란은 매도 희망가와 매수가격 간의 괴뢰가 커지면서 주택시장은 향후 6~18개월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뉴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이었던 월가 직원들의 실직과 보너스 삭감은 아파트 판매에 타격을 주고 특히 경기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소형 주택시장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월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트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요트 중개인인 조나선 베켓은 요트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년간은 요트를 팔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이런 분위기가 바뀌어 매물이 상당히 나오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가격은 대략 1천만~1억5천만달러에 이른다.

돈을 물쓰듯했던 파티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결혼파티 계획 등을 주선하는 조지프 토드 이벤트의 조지프 토드 소장은 지난 몇주간 사람들이 비싼 파티장을 빌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면서 한 고객은 최소 8만~10만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곳을 결혼 파티 장소로 예약을 준비했다가 지금은 다른 대안이나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미국의 꿈의 궁전' 저자인 스티브 프레이저는 "이는 자유시장에 심취했던 시대의 종말이 시작되는 것이자 월가가 높은 권력과 명성을 가졌던 시대의 종말이고 부를 과시했던 시대의 종말"이라며 "우리는 이제 새로운 역사의 장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의 분위기는 1929년 대공황 때나 1987년 주가 대폭락 이후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