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작전 '자산 다이어트'] 과식은 그만…가치·배당주 펀드로 슬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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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보다 업종대표주에 주목 투자 전 재무상태 꼼꼼히 따져봐야
펀드, 신흥시장 '편식'은 금물 인덱스 펀드 가입도 고려해볼만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흡사 '태풍의 눈'을 통과하는 모양새였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글로벌 금융 위기감이 증시를 강타한 뒤 다소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공매도 청산을 위한 '쇼트 커버링'(공매도 주식의 재매수)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아직 신용 경색의 태풍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무엇보다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등장을 이용해 주식 비중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향후 조정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똘똘한'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새로운 진영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펀드 투자 전략도 마찬가지.유행하는 펀드에 이것 저것 가입했다면 냉정하게 중간 평가를 해보고 불필요한 상품은 정리할 시점이다. 특히 이머징 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투자성향에 따라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 이내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갖춘 업종 대표주로 슬림화=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지수는 지난 25일 기준 8월 말 대비 1.9%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내 종목으로 이뤄진 대형주지수는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2.6% 올랐다. 반면 중형주(101~300위)와 소형주(301위 이상)지수는 각각 1.9%,4.1% 내렸다. 이달 초 대형주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과 외국인의 집중 매물로 약세를 보였으나 바로 만회한 후 오히려 중·소형주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반등이 좀 더 이어진 후 박스권 내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154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종목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들이 주로 추천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경영 여건 악화로 IT(전기전자) 자동차 업종 내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업계 구조 개편에서 경쟁력을 갖고 상대적인 수혜를 볼 업종 대표주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건영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도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영향을 덜 받는 업종 대표주들이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종 대표주는 한국 증시가 내년 9월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수급상으로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우리 증시가 이머징마켓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글로벌 업종지수에 속하지 못했지만 선진국지수에 소속되면 이들 종목의 편입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일부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투자시 기업 재무 상태를 꼼꼼히 따져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융기관 추가 부실과 같은 지뢰밭이 곳곳에 남아 있다"며 "최소한 재무 건전성을 먼저 확인한 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펀드로 선택과 집중=최근 몇 년 새 펀드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탓에 개인들의 펀드 목록을 들여다보면 균형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 펀드의 경우 지난해 초반부터 가입자가 몰리면서 신흥시장 위주로 '편식'한 투자자들이 많은 편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전체 주식형 펀드 잔액(142조6062억원) 중 해외 상품 비중은 41%(58조6894억원)에 달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의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해외 상품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펀드는 위험 성향에 맞춰 상품군을 나눠볼 필요가 있다. 보수적 투자자라면 연말까지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되는 배당주 펀드나 증시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 펀드로 갈아타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증시 전망을 하기가 어렵고 시장 평균 수익률 정도만 목표로 한다면 인덱스형 펀드를 자신의 주력 상품으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반등 장세를 기대한다면 대형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가 제격이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가치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일반 성장형 펀드는 일시적으로 부진하지만 시장이 최악을 지났으므로 섣불리 교체하지말고 좀 더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
펀드, 신흥시장 '편식'은 금물 인덱스 펀드 가입도 고려해볼만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은 흡사 '태풍의 눈'을 통과하는 모양새였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글로벌 금융 위기감이 증시를 강타한 뒤 다소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미국 정부가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공매도 청산을 위한 '쇼트 커버링'(공매도 주식의 재매수)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아직 신용 경색의 태풍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무엇보다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등장을 이용해 주식 비중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향후 조정이 좀 더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똘똘한'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새로운 진영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펀드 투자 전략도 마찬가지.유행하는 펀드에 이것 저것 가입했다면 냉정하게 중간 평가를 해보고 불필요한 상품은 정리할 시점이다. 특히 이머징 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경우 투자성향에 따라 전체 자산의 일정 비율 이내로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갖춘 업종 대표주로 슬림화=2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지수는 지난 25일 기준 8월 말 대비 1.9%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내 종목으로 이뤄진 대형주지수는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2.6% 올랐다. 반면 중형주(101~300위)와 소형주(301위 이상)지수는 각각 1.9%,4.1% 내렸다. 이달 초 대형주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부담과 외국인의 집중 매물로 약세를 보였으나 바로 만회한 후 오히려 중·소형주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은 반등이 좀 더 이어진 후 박스권 내 기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154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망 종목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들이 주로 추천받고 있다. 김 센터장은 "경영 여건 악화로 IT(전기전자) 자동차 업종 내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업계 구조 개편에서 경쟁력을 갖고 상대적인 수혜를 볼 업종 대표주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건영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도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영향을 덜 받는 업종 대표주들이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종 대표주는 한국 증시가 내년 9월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라 수급상으로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우리 증시가 이머징마켓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글로벌 업종지수에 속하지 못했지만 선진국지수에 소속되면 이들 종목의 편입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일부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투자시 기업 재무 상태를 꼼꼼히 따져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융기관 추가 부실과 같은 지뢰밭이 곳곳에 남아 있다"며 "최소한 재무 건전성을 먼저 확인한 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펀드로 선택과 집중=최근 몇 년 새 펀드 시장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탓에 개인들의 펀드 목록을 들여다보면 균형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 펀드의 경우 지난해 초반부터 가입자가 몰리면서 신흥시장 위주로 '편식'한 투자자들이 많은 편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전체 주식형 펀드 잔액(142조6062억원) 중 해외 상품 비중은 41%(58조6894억원)에 달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의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해외 상품이 차지하는 평균 비중 35%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펀드는 위험 성향에 맞춰 상품군을 나눠볼 필요가 있다. 보수적 투자자라면 연말까지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되는 배당주 펀드나 증시 등락에 영향을 덜 받는 가치주 펀드로 갈아타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증시 전망을 하기가 어렵고 시장 평균 수익률 정도만 목표로 한다면 인덱스형 펀드를 자신의 주력 상품으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반등 장세를 기대한다면 대형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가 제격이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가치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일반 성장형 펀드는 일시적으로 부진하지만 시장이 최악을 지났으므로 섣불리 교체하지말고 좀 더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