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고수익 기회 차버리는 격

"적립식 펀드를 납입하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했다. 그래서 손실을 더 보지 않기 위해 지금은 납입 중지를 해 놓은 상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

얼마 전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개인투자자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가 손실이 발생하자 납입을 중지한 투자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과연 이 방법이 효과적인 방법일까.

이 방법이 유용성을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투자자 스스로 바닥이 어디인가를 대충이라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시 추가 납입할 수 있는 시점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바닥을 알 수 있단 말인가. 또 하나는 투자자들의 마음가짐이다. 개인들의 경우 계속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에 겁을 먹고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납입을 중지한 경우가 많다.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이런 식의 의사결정은 논리적으로 옳지 않다. 계속 하락한다면 손실이 계속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많이 하락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 오히려 손절매 차원에서라도 환매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일 수도 있다.

적립식 투자전략을 제대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시장이 하락할수록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태도다. 주가가 하락하면 계속해서 평균 매입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평균 매입단가를 낮춘다는 것은 정반대의 두 가지 성격을 갖는다.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일정 기간 동안 손실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향후 시장이 상승장으로 돌아선다는 관점에서 보면 같은 돈으로 주식을 더 많이 사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느냐는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행위라는 점을 고려할 때 후자의 편에 서는 것이 더 현명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에는 만기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기간이 만기다. 투자 상품인 펀드에도 만기는 없다. 시간을 잊고 마음 속의 만기를 늘려 잡으면 침체장이나 주가 하락기는 적립식으로 펀드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sglee@miraeass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