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50%대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지난 19~21일 사흘간 등록 유권자 909명을 포함, 1천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46%)를 5% 포인트차로 가볍게 따돌렸다.

지난 5~7일 CNN 조사에서 두 후보가 48%로 동률을 이루는 등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오바마가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의 인기에 가려 지지도에서 줄곧 밀렸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의미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CNN은 금융위기에 대한 공화당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는 동시에 '오바마 대안론'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경제위기에 누가 더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등록 유권자의 47%가 공화당에 있다고 답했고, 민주당에 있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반면 '누가 더 경제를 잘 다룰 것으로 보느냐'는 항목에선 오바마가 매케인에 10% 포인트차 앞섰다.

월가의 금융위기는 또한 페일린의 대중적 인기를 떨어트리는 한편 '매케인 집권 = 부시 3기'라는 민주당의 구호에 힘을 싣는 것으로 조사됐다.

페일린에 대해 비호감을 표시한 응답자가 35%로 이전 조사에 비해 8% 포인트나 상승했고, 매케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대부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57%로 3% 포인트 늘었다.

오바마는 이와 함께 '백악관에 변화를 가져올 후보'를 묻는 항목에서 매케인을 14% 포인트차로 리드, 페일린에 내줬던 '변화' 메시지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CNN 여론조사국장인 키팅 홀랜드는 "이번 금융위기는 경제가 매케인의 아킬레스건이란 점을 입증하고 있다"며 "특히 '변화의 대리인'으로 비쳤던 페일린에 대한 이미지도 변화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아직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14%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0일 발표된 AP 통신과 야후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바마가 흑인이라서 표를 주지 않겠다는 백인이 2.5%에 달하고, 백인들의 인종적 편견이 없을 경우 오바마가 6% 정도 더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인의 55%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하는 등 미국사회에서 흑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인종적 거부감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나흘 뒤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에서 막이 오르는 대선후보간의 3차례 TV토론 결과가 대선의 향배를 가르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