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상품이 한국 시장을 선점하더라도 미국은 절대 한국을 탓하지 마라."

이태식 주미대사가 단단히 뿔이 났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계연합과 라틴아메리카무역연합,미국 상공회의소 등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미 하원 빌딩의 캐넌테라스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FTA 비준동의 촉구대회'에서다.

이 대사는 미 의회의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촉구하는 연설에서 하원 건물을 가리키며 "내가 이 건물을 지금까지 몇 번을 방문했는지 셀 수도 없으며 FTA 통과를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몇 번을 더 오더라도 상관없다"고 운을 뗐다. 실제로 그가 미 의원들을 만나 비준동의안 처리를 설득하는 발품을 판 횟수는 300회를 웃돈다.

그는 이어 "미국 상품이 한때 한국의 수입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3,4위로 떨어졌다"면서 "한국 시장에서 미국이 다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FTA 통과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최근 미 앨라배마 몽고메리의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경험담도 곁들여 소개했다. "한때 가축이 풀을 뜯어 먹던 곳에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 현지에 상당한 고용을 창출하면서 경제적으로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FTA를 통해 이런 사례가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