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에는 전기를 생산해 송출할 수 있는 핵융합로가 개발돼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다. "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단장은 최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핵융합 발전,성공시대의 조건'이란 주제로 열린 '제32회 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에 발표자로 참석,"세계가 직면한 환경문제와 에너지 고갈문제는 궁극적으로 핵융합 에너지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핵융합 장치는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인공적으로 일으켜 핵융합 에너지를 얻는 설비로 '인공태양'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국가핵융합발전소는 지난 7월 우리나라의 핵융합 연구장치인 KSTAR(차세대 초전도 행융합연구장치)의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성공시켰다.

토론자로 참석한 장순흥 KAIST 부총장은 "핵융합발전이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물리학과 공학의 융합적인 발전 그리고 사업성에 기반을 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의 핵분열발전에서 개발 중인 고속증식로(4세대 원전)와 함께 핵융합기술이 개발되면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다"며 "에너지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들 기술에 각각 10조원씩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대순 현대중공업 산업기술연구소 상무는 "핵융합 발전에 대한 기업의 연구투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이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기업들에 심어줘 관심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궁원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핵융합은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과제이므로 후세대에 원활한 기술전수가 이루어지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장래의 핵융합발전소 부지 및 인프라 조성을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재인 전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기술개발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연구기획팀의 조성을 주문했다. 오명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과학자들이 기술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정책결정자의 투자가 가능하다"며 "7개국이 참여하는 ITER 사업인 만큼 국제정치학적인 고려도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