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불안과 금리 상승의 여파로 지난 상반기 중 시중 자금이 은행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2008년 상반기 중 은행 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은행의 수신 잔액은 1086조2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66조8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액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상반기 이후 최대 규모다. 증시로의 자금 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하반기의 은행 수신 증가액(28조1000억원)과 비교해도 2.4배에 해당한다.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은 최근 들어서도 지속돼 지난 8월 한 달간 은행 수신액이 15조6000억원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은행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상반기 은행권의 수신 증가를 상품별로 보면 '예금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 작년 하반기 8000억원 감소했던 예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는 34조5000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2000억원가량 줄었지만 정기예금이 38조6000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기예금 증가액은 2002년 상반기(39조3000억원) 이후 최대다.

시장형 상품도 양도성예금증서(CD)를 중심으로 16조5000억원 증가해 작년 하반기(4조원)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