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에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해져 이곳을 호화 주택단지로 개발하는 안에 대해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제13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서초구 내곡동 374 헌인마을 일대 13만2379㎡에 단독주택을 짓는 내용의 '헌인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사업 시행자(아르젠)가 서울시에 낸 당초안에는 대지면적 330~600㎡ 크기의 단독주택 67가구뿐만 아니라 전용면적 165~297㎡ 규모의 대형 아파트 285가구 등 총 352가구를 짓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 부지를 단독주택 용지로 전환토록 수정했다. 이에 따라 이곳을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하는 사업 자체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단독주택으로는 가구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 수익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무허가 판자촌과 영세 가구공장이 들어선 헌인마을은 2003년 4월 환경친화적인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조건으로 자연녹지 지역에서 제1종 및 제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주택 건립이 가능해졌다. 현재 이곳에는 198가구의 주민들이 땅주인으로 살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