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정경미(23.하이원)와 얄레니스 카스티요(쿠바)가 맞붙은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여자 78㎏급 4강전.
경기 초반 잠시 중단된 사이 정경미가 눈을 심하게 깜빡이며 뭔가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다시 경기는 진행됐지만 곧 정경미의 눈에서 콘택트렌즈가 빠져 나왔다.

심판은 매트 바닥에 떨어진 정경미의 렌즈를 집어 윤익선 여자대표팀 감독에게 전달했고 경기는 재개됐다.

결국 지도 1개를 받는 바람에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정경미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 여자유도에 8년만에 값진 올림픽 메달을 선사한 정경미는 "난시가 심해 렌즈를 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한 쪽만 렌즈가 빠지는 바람에 더 답답했다"면서 "그래서 패자 결승에는 양쪽 다 렌즈를 빼고 나왔다"고 말했다.

꼭 렌즈가 빠져서 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빠지지 않았으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제 정경미는 '렌즈사태' 이후 거의 공격을 시도하지 못하고 좀처럼 소극적인 경기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경미는 "유도를 한 뒤 경기 도중에 렌즈가 빠진 것은 처음이었다.

렌즈가 빠진 뒤 잡기가 잘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관심들이 남자 유도에만 쏠려 섭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래서 언니들과 훈련을 열심히 하면서 꼭 금메달을 따자고 약속도 했는데 지키지 못해 아쉽다"며 8년 만에 여자유도 첫 메달에 기쁘면서도 준결승에서 패배를 아쉬워하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베이징=연합뉴스)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