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한국축구가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의 꿈을 안고 개막전에 나섰지만 `검은 사자' 카메룬을 넘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7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 D조 1차전에서 박주영(서울)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막판 조르주 만젝에게 만회골을 잃어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에 불과, 남은 이탈리아(10일), 온두라스(13일)와 경기에 상대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같은 조 이탈리아가 온두라스를 3-0으로 대파해 승점 3을 챙겨 선두에 나섰다.

한국은 이근호(대구)-박주영을 투톱으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백지훈(수원)-이청용(서울), 중원을 조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김정우(성남)-기성용(서울)을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을 짰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동진(제니트)-김진규(서울)-강민수-신광훈(이상 전북)이 늘어섰고 정성룡(성남)이 수문장 장갑을 꼈다.

카메룬도 최전방에 세르제 은갈과 구스타브 베베를 배치해 같은 4-4-2 전형으로 맞불을 놓았다.

한국이 이근호를 중심으로 활발한 공격으로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이근호는 전반 6분 전진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골키퍼와 마주하는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반대쪽 골문을 노리고 찬 공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웠다.

전반 15분에도 오른쪽을 돌파한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골 지역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수비수 몸을 맞고 튕겨나갔다.

한국은 그러나 수비라인이 공격수 은갈과 음비아에게 잇따라 공간을 내주는 불안함을 노출했다.

은갈은 전반 11분 오른쪽 크로스가 올라오자 돌고래처럼 솟구쳐 올라 헤딩슛을 꽂았다.

다행히 공은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렸다.

카메룬은 전반 18분과 28분 음비아가 잇따라 대포알 같은 강슛을 날렸지만 모두 오른쪽 골대를 비켜가 실점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신영록(수원)이 교체 투입되면서 활기를 찾았으나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소 지루한 공방을 계속하던 한국이 기다리던 첫 골은 득점포 침묵에 마음고생을 해왔던 박주영의 발끝에서 나왔다.

박주영은 후반 23분 왼쪽 페널티 외곽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쪽 골문을 노리고 감아찼고 공은 수비수 사이를 빠져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동진이 수비수 사이로 뛰어갔지만 발끝을 스치지 않았다.

그동안 손발을 맞춘 세트피스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예감하는 듯 했던 한국은 수비가 느슨함을 보였고 이는 결정적인 실점으로 연결됐다.

카메룬은 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다시 패스 연결을 받은 만젝이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다 잡은 승리를 날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인저리타임 2분여를 남기고 상대 공격수 알버트 바닝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고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또 D조에서는 지난 아테네 대회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A조 첫 경기에서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과 라타로 아코스타의 결승골로 코트디부아르에 2-1 승리를 낚았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올림픽에 선수를 보낼 의무가 없다'며 구단의 손을 들어줬음에도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복귀 요구를 거부하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메시는 빼어난 볼 감각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또 브라질이 C조 1차전에서 벨기에를 1-0으로 누른 반면 B조의 일본은 미국에 0-1로 덜미를 잡혔다.

(친황다오=연합뉴스) chil8811@yna.co.kr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