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기지업체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신용위기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도 단기 반등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의 최대 악재로 꼽혀온 신용위기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금지원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증시도 낙폭과대 인식이 짙어진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신용위기 완화 기대 = FRB는 지난주 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뉴욕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승인, 두 회사는 FRB 재할인 창구를 통해 상업은행과 월가의 투자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재할인 금리인 2.25%로 긴급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는 또 별도 성명에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정부의 신용한도를 늘려주기로 결정했으며 필요할 경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을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프레디맥과 패니메이를 국유화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지난 3월초 영국이 모기지은행 노던록을 국영화하며 금융위기를 불식했던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국유화에 버금가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정부가 망하지 않는 한 해당기업에 대한 담보설정과 이자지급이 이전처럼 이뤄져 신용위기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지난주 말 장 초반 금융주 부실로 장중 25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장 중반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에 대한 이번 정부의 조치설이 돌며 상승반전한 바 있어 향후 미국 증시도 다른 돌출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서철수 연구원은 "FRB의 조치는 최근 확대됐던 신용경색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며 주가상승의 촉매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신용부실 자체가 해소된 것은 아니며 부동산 시장 자체의 안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 1,700 전후까지 반등 기대 = 코스피가 5월 1,900에서 최근 1,500까지 400포인트 급락한 후 반등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볼 때 낙폭의 절반 수준인 1,700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국제유가와 경기지표, 신용위기, 기업실적 등의 변수들이 긍정적으로 움직인다면 증시는 기술적인 반등에서 상승추세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장세에서는 기술적인 반등을 고려해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증시가 급락 후 기술적인 반등에 나서면 대부분의 종목이 골고루 오르는 특징이 있어 주도주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낙폭과 실적개선 등을 감안할 때 IT, 자동차, 철강, 기계, 에너지, 음식료, 제약, 은행, 건설 등이 유망 업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신용위기로 미국 시장이 안정을 찾게되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신용위기 완화로 달러가치가 올라가고 국제유가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현재는 반등을 고려할 때 주식을 사야할 때다"고 말했다.

◇ 미국 기업실적.경제지표 관심 필요 = 미국이 본격적인 실적발표에 들어가고 이번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발표내용에 따라 다시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번주 존슨앤존슨, 인텔, 이베이, 코카콜라, 노키아, JP모건체이스, 구글, IBM, 메릴린치, 마이크로소프트, 씨티그룹 등 금융주와 기술주, 내수주 등이 대거 실적발표에 나선다.

JP모건체이스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메릴린치는 적자 전환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씨티그룹은 EPS가 0.51달러로 작년 동기의 0.49달러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 금융주들의 실적이 우려보다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베이와 인텔, 노키아, 구슬, IBM 등도 EPS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6월 미국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는 모두 전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6월 미국 건축허가건수와 주택착공건수는 모두 상승할 것으로 추산돼 주택시장 불안을 어느정도 안정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달러가치의 움직임과 관련해 관심을 끌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조혜린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스피 1,500선이 바닥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낙폭과대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