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거래일째 6조2천억원 팔아치워

외국인들이 21일 연속 `셀 코리아'를 이어가면서 비록 장중이지만 사상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28억원을 팔아치우면서 21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6월3일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도 액수는 오전 11시 현재 6조2천366억원으로,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가 이뤄졌던 2005년 3월3일∼3월30일 20거래일 매도액 2조1천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액수면에선 역대 3번째 외국인의 최장 연속 순매도 기간이었던 2007년 7월13일∼8월8일 18거래일 동안의 순매도액 7조6천억원에는 못미친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지난 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20조274억원 어치를 팔아치워 `셀 코리아'가 사상 최대였던 작년 한해 27조1천925억원을 넘어설 기세다.

외국인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 인도, 태국 등 이머징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지만 매도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세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04억3천만달러 어치를 팔아치웠다.

인도에서 67억1천만달러, 대만에서 39억8천만달러, 태국에서 18억1천만달러 어치를 팔아치운 것에 비하면 액수가 유달리 크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5월 주식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이 시가총액의 44%를 보유할 정도로 매수세가 컸고 2004년 4분기 이후 죽 매도우위를 보여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 하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보다 2∼3년후 시장을 개방한 인도, 대만, 태국의 경우 자본시장 개방 후 처음 겪는 외국인의 고강도 매도세에 우리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이머징 아시아 증시에서 나타나는 외국인의 전방위적 이탈은 구미권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기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스스로 성장속도를 둔화시켜야 하는 중국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의심"이라며 "실제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이머징 아시아에 유입됐던 자금의 3분의 1 이상이 최근 7개월 간 유출됐다"고 말했다.

김학균 팀장은 "시간이 지나면 중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겠지만 한번 꺾인 자금 흐름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외국인의 이탈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주식을 다시 살 것인지는 미국시장의 흐름과 연동돼 있다"며 "미 증시가 기술적으로라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완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