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한 모의고사가 4일 62만322명의 수험생이 지원한 가운데 실시됐다.

이번 모의고사는 지난해 수능보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으며 특히 수리 영역이 까다로웠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수능 등급제가 폐지됨에 따라 중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수능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 수준과 비슷하게 맞췄으나 지난해 다소 쉬웠다고 평가된 수리 '가'형의 난이도를 조절했다"며 "EBS와 연계한 문항도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택과목별 응시자는 수리 가형 17만4997명,수리 나형 43만9402명,외국어 61만9781명,사회탐구 34만2489명,과학탐구 22만7062명,직업탐구 7만9015명,제2외국어ㆍ한문 9만3324명인 것으로 나타나 일부 자연계열 학생들이 수리 나형을 선호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성적 결과는 오는 26일 수험생들에게 개별 통보된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이번 모의평가 성적이 3학년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보다 높으면 정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수시에는 소신껏 상향 지원을 하며,반대로 학생부 성적보다 모의평가 성적이 다소 떨어지면 수시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언어 영역=쓰기분야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비문학분야에서도 지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 능력을 요구해 학생들이 푸는 데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평가됐다.

문학분야에서는 교과서 외 작품도 다수 출제됐는데 나희덕의 '못 위의 잠'(현대시),현길언의 '신열'(현대소설) 등은 EBS 수능방송에서 다룬 작품들이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문학 영역은 표면적인 내용 중심이 아니라 '상황'을 토대로 이면의 내용을 분석하고 다양한 기준에 따라 감상하는 학습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리 영역=새로운 유형의 문제 출제는 많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까다롭게 느끼는 '보기문항(보기 중에서 참 혹은 거짓을 선택하는 문항)'이 다수 나왔다.

미분과 적분(가형),수열에서 몇 차례 추론 과정을 평가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연구실장은 "올해 수능에서는 수리 영역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합격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외국어 영역=전반적으로 평이했으며 듣기ㆍ말하기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어휘나 문장구조 등은 빈도 수가 높은 평이한 문항들이 출제됐으며 장난감 텐트 고르기,인턴 직원 채용 광고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 고르기 등 일상 생활을 소재로 한 문항들이 많았다.

◆탐구 영역=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의 난이도 차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탐구 영역에서는 식량 자원 문제나 불공정 약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지침 등 시사적인 내용이 많았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는 유형이 많이 출제됐으며 교과서에서 소재가 많이 이용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