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법정전염병 지정, 관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에 따른 광우병 공포가 퍼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인간광우병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으로 불리는 인간광우병을 지난 2001년 2월 19일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당시 영국에서 인간광우병에 걸린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지면서 국내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자 부랴부랴 인간광우병을 지정전염병으로 격상시켰던 것.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CJD 감시를 위해 신경과가 개설돼 있는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환자 표본감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 등 생산물을 먹고 난 뒤 발생하는 인간광우병인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 의심될 경우에는 정밀 역학조사로 변종CJD의 출현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인간광우병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뇌검사 등 뇌척수액이 흘러나올 수 있는 시술을 한 경우에는 2주일간의 격리비용을 보험급여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인간광우병 진단 및 진료 시스템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뒤처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국내에서 인간광우병 진단센터로 지정돼 진단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외부기관으로는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한 곳과 지난 2005년 2월말 질병관리본부 안 국립보건연구원 신경계바이러스과에 개소한 CJD 전용 밀폐실험실 등 두 군데 뿐일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인간광우병 의심으로 뇌를 해부해 변종CJD여부를 확인하는 뇌부검 검사를 실시한 사례도 단 한 차례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인간광우병 검사 노하우도 많이 뒤떨어져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인간광우병 전문가 조차 열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터무니 없이 부족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우병(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은 소에서 발생하는 전염성해면상뇌증(TSE: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y)으로 발병하면 미친소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광우병은 1980년 중반 영국에서 최초로 발생했다.

이 질병은 원인 병원체로 알려진 변형 프리온 단백질의 축적으로 신경세포가 변성되어 중추신경조직에 해면상(스폰지 모양)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소에서 잠복기는 2∼5년으로 다양하고 길며, 불안, 보행장애, 기립불능, 전신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은 100% 사망하는 치명적인 만성 진행성 질병이다.

사람에게 발생하는 인간광우병은 크로이츠펠트-야곱병(CJD)이라고 하며, 산발성, 의인성(iatrogenic), 가족형,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으로 나뉜다.

특히 광우병과 직접 관련된 변종CJD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함으로써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변종CJD 환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그러나 2003년 12월1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환자는 총 153명이 발생했고, 그 중에서 143명은 영국에서 보고됐다.

사람에게 발생하는 인간광우병은 대부분은 산발성(85∼90%), 의인성(5% 미만) 및 가족성(5∼10%)으로 광우병 감염 쇠고기 섭취와는 무관하게 모든 나라에서 자연 발생적 또는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구 100만명당 0.5∼1.0명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신고 접수된 우리나라 CJD 발생현황을 보면, 1990∼2000년 46명, 2001년 5명, 2002년 9명, 2003년 18명 등이었다.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다만 CJD환자의 조직이나, 분비물, 혈액 등이나 오염된 의료기구 등을 사용할 때 상처감염 등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또 광우병 감염 동물 섭취나 접촉, 도살 등의 과정을 통해 전파 가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CJD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된 경우는 입증된 바가 없다.

임상증상을 살펴보면, CJD환자 대부분이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수주 내지 수개월에 걸쳐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무감동증, 편집증, 시간.장소 혼동, 환각, 감정장애 등 치매증상과 유사한 신경학적 증상을 나타내며 발병후 1년 이내에 대부분 사망한다.

변종CJD는 일반CJD와 달리 우울증, 불안감, 정신위축, 초조감, 공격성향 등 정신증상이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증상 발현후 평균 14개월 내 에 사망하며,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