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행사인 호두투어가 '세계투어'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난해 합병한 에버렉스의 반도체 부문을 분사하는 등 분위기를 쇄신,코스닥 상장 여행전문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춘섭 세계투어 대표(54)는 "5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올려 국내 2∼3위 패키지 여행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알려진 호도투어 브랜드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호도투어는 국내 숙박여행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 달에 1만실 정도, 연간 13만실의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 항공권 판매 실적도 톱3 안에 든다.

그러다보니 호도투어가 국내 여행 전문 브랜드란 인식이 짙었다.

그러나 호도투어는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에서도 상당한 위치에 올라 있다.

한 달 평균 2000∼3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고,골프와 스키 등 특화된 해외여행 상품에도 강점이 있다.

저가가 아닌 중고가 위주의 패키지 상품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아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

이처럼 국내외를 망라한 여행사업 영역을 제대로 알리고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여행사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결정했다."

―'연방제 홀세일'이란 생소한 개념을 들고 나왔는데.

"지자체별 대표 여행사를 '(지역)여행사.com'이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여행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광주의 여행사라면 '광주여행사.com', 부산의 여행사라면 '부산여행사.com'이란 도메인을 주고 각자 특화상품을 올려 전국에서 같이 판매하는 방식이다.

해당 도메인은 167개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133개 지역에서 여행사 선정을 완료했다.

가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없으며 어떤 지역이든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어서 호응이 높다."

하나투어모두투어의 대리점 방식과 비슷하지 않은가.

"다르다.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의 대리점은 하나나 모두의 여행상품을 팔고 수수료를 먹는 하부 구조에 불과하다.

연방제 홀세일은 지방의 여행사가 스스로 상품을 만들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국의 여행사를 통해 자신의 이름으로 팔 수 있다.

각각이 소매 여행사이면서 도매 여행사가 되는 것이다.

도매 여행사로서 따로 대리점도 모집할 수 있다.

B2C나 B2B가 아니라 B2B2B 개념이다.

자연히 여행상품이 다양해져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진다.

세계투어의 연방제 홀세일은 이들 지방 여행사들이 독특한 여행상품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무대라고 보면 된다."

―제휴 및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한 것 같다.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 V 트래블 카드'를 선보였다.

신용카드 혜택에 각종 여행 서비스를 접목시킨 카드다.

우리 V 트래블 카드는 전국 가맹점, 여행사에서 국내외 패키지상품, 항공권, 호텔, 콘도 등을 할인 예약하고 3개월 무이자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해외 가맹점에서도 현장 할인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해 여행수지 개선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골프 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KLPGA의 윤수정, 윤슬아, 김보미 등 3명의 프로 골프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오는 8월의 베이징올림픽 관련 패키지상품 구성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 등 여행시장 환경이 좋지 않다.

"유가가 오르고 원화 가치가 떨어져 여행 경비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세계투어는 아웃바운드는 물론 인바운드와 국내여행 등 사업이 다각화돼 있어 충분히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지금은 해외여행 패키지를 많이 팔아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면 할수록 이익을 낼 수 있다.

국내여행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우리에게는 호재다."

―주가가 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1분기 여행 부문에서만 4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이 났다.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의 적자 때문에 전체 영업이익이 1억7000만원으로 줄었다.

반도체 부문을 분사하는 만큼 이제 여행 부문에 더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됐다."

―세계투어의 5년 뒤 모습은.

"여행시장은 앞으로 대형 여행사 3곳,전문 여행사 6곳이 시장을 주도하고 소규모 여행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따라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투어는 5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올려 국내 3위권 도매 여행사로서 위상을 다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바운드 부문도 더욱 강화해 3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 숙박여행 부문에서도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전춘섭 대표는 누구 ‥ 호텔업으로 잔뼈 굵은 숙박 비즈니스의 귀재

전춘섭 세계투어 대표는 호텔맨으로 잔뼈가 굵은 여행 전문인이다.

1979년 경기대학교 관광대학을 졸업하고, 20여년간 코오롱 호텔과 함께했다.

전 대표는 1998년 호도투어를 설립하며 여행업계에 뛰어들었다.

호텔.콘도 온라인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선보이며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 숙박예약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사명인 호도투어도 호텔과 콘도의 앞 뒤 글자를 따 지은 것이다.

전 대표는 숙박사업과 연계한 여러 국제행사에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관광 수송사업,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숙박사업,2005년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숙박사업, 2007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청소년 월드컵 공식여행사 선정 등 국내에서 열린 세계적인 행사에서 숙박 관련 사업을 도맡아왔다.

전 대표는 숙박사업에서의 성공을 밑거름으로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등 사업영역 다각화를 꾀했다.

2006년 중견 여행사인 나스항공을 인수·합병했으며 지난해에는 반도체장비업체인 에버렉스를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