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했다"

고관절 부상과 그에 따른 체력훈련 부족이 결국 한국인 사상 첫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노렸던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도전에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치러진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183.23점을 기록,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185.56점)와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184.68점)에 이어 2년 연속 동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 전 고관절 통증을 잊으려고 진통제를 맞고 빙판 위에 나선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연기 중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트리플 러츠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고 연이은 트리플 살코우 역시 착지 불안으로 다잡은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하지만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연아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 밝기만 했다.

김연아는 "연기 후반부에 너무 힘이 들었다.

스웨덴에 도착하고 난 뒤 훈련을 계속하면서 지친 면도 있었다"며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친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인터뷰 도중 동메달이 확정된 소식을 듣고 펄쩍 뛰면서 기뻐한 김연아는 "생각보다 점수가 낮게 나온 면도 있는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안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유럽 텃세에 대한 속내를 살짝 드러냈다.

그는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같이 평가받은 만큼 판정에 대해선 얘기할 수 없다"며 "결과와 상관없이 항상 1등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연아는 특히 "점프 실수는 실력보다는 체력이 부족해서였다"며 "많이 힘들었지만 마지막까지 온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을 마감한 소감에 대해선 "아직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부상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아직도 더 신경을 써야하는 기술요소들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겸손해했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