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 없는 유가의 고공 행진과 경제 불황의 위기를 맞으면서 여행객들이 누려온 저가 항공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주요 항공업계는 항공요금을 올리는 한편 자국내 노선의 축소와 인력 감축 등 비상경영 체제에 앞다퉈 돌입하고 있으며 이 같은 어려운 국면은 전 세계적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주 일부 항공사들은 노선별로 왕복요금을 50달러(약 5만원) 가량 올렸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델타항공은 2천개의 일자리 감축을 예고하는 한편 국내선 규모를 현재의 10% 가량 줄이고 40대의 비행기 운항을 중단할 방침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국내선 감축과 함께 항공기 20대의 운항중단을 계획하고 있으며 아메리칸항공 또한 수 주내 국내선 축소 및 운항중단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주 포트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항공 전문가 로버트 만은 "지난 6년간 여행객들이 누려온 잔치가 이제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재의 항공비용은 항공업계가 구조조정을 겪었던 2000년보다 여전히 싼 편이지만 당시 석유가는 배럴당 28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한때 배럴당 111달러까지 솟구쳤던 석유가는 1년 전에 비해 두 배나 오른 것이다.

5년 전 파산의 위기를 거쳤던 아메리칸항공이 당시 제트여객기 연료 구입을 위해 지불한 비용은 갤런(1갤런은 약 3.8ℓ)당 88센트였으나 지난 1월 지불한 비용은 갤런당 2.64달러였다.

이 같은 연료가 상승으로 인해 아메리칸항공이 당시와 비교할 때 추가로 비용해야 하는 부담은 40억달러(약 4조400억원)에 이른다.

어려워진 경영 상황으로 인해 오르게 되는 항공기 요금은 다시 수요 위축을 불러와 추가적인 항공비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역시 크다.

다만 이번 항공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는 극단적인 위기를 겪지 않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지적도 있다.

콜로라도 에버그린에 있는 마이클 보이드 분석가는 "최근의 상황은 수요가 건재한 상황에서 항공업계가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