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식 서로 참석 `투톱 체제' 가동

4.9 총선에서 각각 종로와 동작을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장관이 20일 나란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서울 북부벨트와 남부벨트를 책임지고 있는 `투 톱' 체제의 동시 가동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등 전국에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인 셈.
두 사람은 2시간 간격으로 열리는 서로의 `출정식'에 참석, 지원사격을 펼치는 등 총선 승리를 위한 `품앗이'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종로 경찰서 옆 SK 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경쟁자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 사무실 인근에 사무소를 개소, 결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 손 대표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한 시간 전에는 박 의원의 사무실 개소식도 진행된다.

이날 행사에는 정 전 장관과 강금실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비롯, 1천여 명이 참여해 `세과시'에 나설 예정이다.

김영종 전 종로구 당협운영위원장, 양경숙 전 서울시 의원 등 12명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고, 후원회장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주교)이 맡았다.

손 대표측은 `종로의 선택,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삶의 질 1위 종로, 손학규가 만들겠다'는 구호를 캐치프레이즈로 정했다.

경기지사 시절 보여준 경제 마인드를 부각시키는 한편으로 의미있는 견제의석을 위해 당 대표로서 당의 사활을 걸고 `정치 1번지'에 나섰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교육과 문화 등의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공약 구상도 가다듬고 있다.

손 대표측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종로 선거는 정치인 손학규의 명운을 결정하는 차원을 넘어 전국 선거의 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선거 전략도 이러한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새벽 명륜동 성균관대 후문 와룡공원에서 종로 구민들과 `스킨십'을 갖는 등 바닥 다지기 행보를 이어갔다.

앞서 정 전 장관도 이날 오후 사당동 총신대역 인근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개소식을 갖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진다.

건물 벽에는 `정동영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도 걸려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동작에 뼈를 묻겠다.

지역 주민들을 잘 섬기는 머슴이 되겠다"며 `머슴론'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전 사무실 출입문 전자 도어록의 번호판이 훼손된 채 발견되는 등 외부침입 시도 흔적이 드러나면서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이다.

정 전 장관은 `동작구를 신(新) 교육.정치.경제 일번지로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내걸고 "살아온 길이 다르다"며 맞상대인 정 의원과의 차별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서 12∼14대 의원을 지낸 박 실 전 의원과 소설가 조정래씨가 후원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무소속으로 이 지역 현역인 이계안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대선 때 캠프에 합류했던 참모그룹이 `동작 대첩' 지원을 위해 상당수 합류했으며 `정통들'과 평화경제포럼 등 정 전 장관 지지조직도 뒷심을 보태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사당동 까치공원 골목청소를 시작으로 경로당 개관식, 사당 중 학부모 총회 참석, 상가 방문인사 등 빼곡한 일정을 이어갔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상 현재로선 두 지역 모두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당 지지도면에서도 한나라당과 워낙 큰 차이가 나고 있어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당 관계자는 "두 지역구가 전국선거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도록 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