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잇단 해외 악재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다음주는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 인민대표회의(전인대) 이후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등 굵직한 변수들이 많아 증시의 향방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위험 관리에 치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63.71포인트(3.83%) 떨어진 1,600.26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주초 급락세로 출발했던 증시는 주 중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유동성 지원 소식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했으나, 달러 약세, 국제유가 급등, 미국 칼라일캐피털의 부도 위기설 등 악재들이 꼬리를 물면서 재차 추락했다.

다음주도 굵직한 해외 변수들이 많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 당국의 경기 판단과 향후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FOMC 회의가 18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0.5~0.7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18일), 모건스탠리(19일), 베어스턴스(20일)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실로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도 변수다.

특히 주말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며 미국 증시를 끌어내린 베어스턴스는 다음주 초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전인대가 끝난 이후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조치를 취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해외 변수의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주요 지지선으로 간주하는 1,600선을 밑돌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최근 낙폭이 컸던 점을 감안해 전저점(1,580) 부근의 지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증시의 방향을 되돌릴 수 있는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상황 변화가 없다면 코스피지수가 기존의 1,600~1,700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급격한 하락세가 진행된다기보다는 1,600선 부근에서 전저점을 바탕으로 저점 마인드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음주도 증시의 변동성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외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점차 사라지는 주 후반부터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해볼 만하다.

주 중반 주가 하락시마다 소재, 산업재,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IT 섹터를 주요 관심 대상으로 한 매수 관점의 대응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26.04포인트(4.05%) 하락한 617.71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코스닥시장도 해외 증시와 유가증권시장에 연동해 주중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데다, 주도 업종 및 종목도 찾기 힘들어지면서 상승 탄력이 크게 둔화하고 있다.

일부 매수세는 단기적인 재료를 보유한 재료주에 국한되고 있어 매기 확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다음주도 코스닥시장은 자체 동력을 찾지 못한 채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해외 증시와 유가증권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스닥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600선을 방어할 수 있을 지 여부가 향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박스권 하단부까지 내려온 가운데 낙폭 과대 외에는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며, 매수세가 없어 개별 종목들도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우선 코스닥지수의 600선 지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 관련 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