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증권은 미국 시장의 안정이 예상 외로 빨리 올 경우 해외 투자는 이머징 펀드가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펀드는 대형 정통형과 가치주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3월 펀드 전략에서 "최근 미국 경기흐름이 90년대 일본식 장기 침체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일본시장의 경우 금리인하와 함께 시작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300%를 넘은 반면, 미국은 2000년 이후 상승률이 80% 수준으로 일본식 부동산 버블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예전의 일본 정부와 달리 신속한 금리인하와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침체 강도를 약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어 일본시장과 같은 불황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경기침체 주기가 짧아지고 있고, 경기바닥에 앞서 주가가 먼저 반등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주가 반등은 의외로 빨리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보증기관에 대한 구제금융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금융기관의 추가적인 손실이 일단락되는 시점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기는 빠르면 2분기, 늦으면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1분기에 지속적으로 저점 매수하라고 권했다.

삼성증권은 "미국 시장이 안정될 경우 이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향후 전망이 좋은 아시아와 중남미펀드 등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원자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머징 시장 중에서도 자원보유국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펀드의 경우 조선, 철강, 기계 등 중국관련주가 급반등하면서 이들 종목의 편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 성장형 펀드가 2월 반등했지만, 이 같은 성장형 펀드의 강세가 꾸준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중국관련주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둔화로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반기에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잡기보다 박스권 내에 움직이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가치주 펀드도 일정수준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분산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