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조각명단을 발표하면서 "더 이상 미룰 경우 엄청난 국정 혼란과 공백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현행법에 의해서라도 국무위원을 발표하고 준비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각명단을 발표하며 "이제 새 정부 출범이 1주도 남지 않았다"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 시작하는 게 원칙이지만 어쩔 수 없이 거듭 국회의 결정을 존중해 따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우선 13분은 각부 장관으로, 2분은 국무위원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며 "비운 6개 부처 책임자는 국회 논의 결과를 봐가면서 이후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조금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로부터 결의된 사항을 강재섭 대표로부터 통보받았다"면서 "그 동안 여야가 협상해오던 정부조직법 관련 협상이 결렬돼 현행 조직대로 발표하라는 요청을 받고 이 자리에 섰다"며 현행 정부직제대로 조각명단을 발표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첫걸음은 작은 정부,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꼭 필요치 않은 것은 없애고 정부는 군살을 빼야한다"며 18부4처의 기존 정부조직에서 13부2처로의 조직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조직법이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시점까지 오고 말았다"면서 "저 자신이 국회 의장단과 각당 대표, 정책위의장을 일일이 찾아뵙고 협조를 당부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도 그 동안 수차례 협상을 거쳤지만 오늘 원치않는 협상의 결렬이 되고 말았다"고 협상 과정을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국회 논의는 참 지지부진했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좀처럼 타결될 듯 하면서 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해관계자는 반발하고, 공무원은 일손을 놓고 걱정스런 상황에 서게 됐다"면서 "세계는 하루하루 경쟁 속에 있지만 우리는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일부에선 총선을 의식해 작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참뜻을 왜곡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통합민주당의 협상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제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더 이상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여야가 다시 정부조직법 관련 협상을 시작해 취임 이전이라도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며 여야 협상을 통한 조기타결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