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롄제(이연걸).류더화(류덕화).진청우(금성무) 등 중화권의 대표 배우들이 출연하는 홍콩판 블록버스터 '명장'이 오는 31일 개봉된다.

'첨밀밀'로 잘 알려진 천커신(진가신)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의 배경은 태평천국의 난이 일어난 19세기 중엽의 혼란한 청나라.억울한 패전의 멍에를 안고 은신 중이던 청의 장군 방청운(리롄제)은 우연히 도적단의 우두머리인 조이호(류더화)와 칼잡이 강오양(진청우)을 만난다.

의기투합해 의형제가 된 이들은 청군이 돼 반란군을 진압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냉철한 방청운과 인간적인 조이호는 포로 처리 문제 등에서 의견 대립을 보인다.

결정적으로 방청운은 조이호의 여인 연생(쉬징레이:서정뢰)과 사랑에까지 빠지는데….

엑스트라 15만명의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이 압권이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아 더욱 실감난다.

리롄제 등의 무술 실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캐릭터 간의 대립이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않다.

방청운은 그래도 낫지만 조이호와 강오양은 다소 비현실적이다.

조이호가 뚜렷한 이유 없이 사지(死地)로 나간다든지,강오양이 조이호를 구하기 위해 연생까지 죽이는 것은 '오버'다.

마지막에 강오양이 '피로 맺은 의형제를 해치는 자,목숨으로 갚을지어다'를 수없이 외치며 방청운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거부감까지 준다.

그만큼 사나이들의 의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너무 지나쳤다.

영화가 끝난 뒤 감동이나 여운보다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래도 2002년 장이모우(장예모) 감독의 '영웅'을 따라가기에는 2% 부족한 것 같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