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심리가 냉각됐다는 조사가 나왔다.

23일 ING자산운용이 발표한 'ING Investor Sentiment Index(ING 투자자심리지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투자자들의 심리는 113포인트로 지난 4분기의 137포인트에서 24포인트 하락해 '낙관'에서 '중립'으로 하향된 것으로 조사됐다.

ING 투자자심리지수는 국제 조사연구기관인 TNS가 ING의 의뢰를 받아 아시아 부유층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수행하는 설문조사의 결과를 분석하는 보고서다. 0~40포인트는 매우비관, 40~80포인트는 비관, 80~120포인트는 중립, 120~160포인트는 낙관, 160~200포인트는 매우낙관 이라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인터넷 설문조사와 대면 인터뷰를 통해 아태지역 13개국 1311 명의 부유층투자자(mass affluent investors)를 인터뷰한 결과이며, 부유층 투자자는 ‘가처분자산 또는 투자자산 미화 1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만 30세 이상의 개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설문대상이었던 한국인 투자자 101명은 대부분 지난 3개월 동안에 경제상황이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지난 4분기의 조사보다 3배 이상 높았고, 가계의 재정상황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투자자의 비율은 지난번 조사때 10%의 2배가 넘는 22%로 상승했다. 위험 투자자산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비율도 24%에서 44%로 높아졌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주식 등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에서는 금에 대한 투자가 10%에서 24%로, 리츠(부동산투자신탁)에 대한 투자가 10%에서 21%로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한국 투자자들 가운데서는 주식이나 채권에서 펀드로 이동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최홍 ING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투자 심리가 냉각된 데에는 불안정한 증권시장과 국제경제침체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 대상인 13개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의 투자자심리지수는 전분기 중위권인 7위에서 하위권인 11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167), 필리핀(153), 홍콩(148)의 투자자들은 올해 전망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 1~3위를 차지했지만, 일본(71), 대만(83) 등의 투자자 심리는 비교적 부정적인 하위권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