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창립 61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다.

2005년 GS그룹과의 계열 분리 이후 78조원으로 떨어졌던 그룹 매출이 4년 만에 29% 증가해 100조원을 넘어서게 된 것.국내 대기업 그룹 중 매출 100조원을 넘기기는 삼성그룹과 현대ㆍ기아차그룹에 이어 LG가 세 번째다.

LG그룹은 23일 매출은 지난해(94조원)에 비해 7% 늘어난 101조원,수출은 12% 늘어난 526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2008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매출과 수출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LG는 GS그룹이 계열분리 되기 직전 연도인 2004년에 96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뿐 창립 이래 매출 100조 벽을 넘어보지 못했다.

LG는 이 같은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비 및 연구개발(R&D)에 지난해(7조7000억원)보다 39% 늘어난 10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2005년 이후 2년 연속 줄였던 투자를 올해는 대폭 늘려 잡은 것.


재계 관계자는 "차기 정부의 투자확대 요청에 화답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회복세를 계기로 LG그룹이 다시 본격적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가 가장 집중되는 분야는 전자부문이다.

LG필립스LCD의 8세대 라인 설비투자비 3조원 등 총 7조3000억원을 전자 관련 계열사들이 투자한다.LG전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분야의 설비투자 및 신재생에너지ㆍ홈네트워크ㆍ카인포테인먼트 등 차세대 성장사업에 대한 R&D 투자를 집중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투자 계획에는 특히 해외 가전업체 M&A(인수합병)를 위한 예산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부문에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오는 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 내년부터 석유화학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보고 환경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따라서 R&D와 신사업 비중 확대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사업의 원가 경쟁력 확보,산업재 사업의 해외 비중 확대,신사업 비중 확대,정보전자소재사업의 가격경쟁력 강화 및 품질 안정성 확보,신제품 선출시를 통한 매출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ㆍ서비스 부문에도 2조2000억원이 투자된다.특히 LG텔레콤은 올해 차세대 서비스인 '리비전A'의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해 통화품질과 데이터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3G 시장 확대,보조금 일몰,요금인하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선통신 분야의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미래 전략사업인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에 필요한 기간망과 가입자망 확충에 투자를 집중한다.TPS란 TV,인터넷,전화를 묶음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LG데이콤은 이를 통해 올해 인터넷 집전화 가입자를 140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LG파워콤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220만명까지 확대키로 목표를 세웠다.구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상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