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75%포인트 인하했다.그러나 뉴욕증시는 FRB의 이 같은 긴급 처방에도 불구,급락세로 출발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지속했다.

FRB는 22일(현지시간)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5%로 0.75%포인트를 전격 인하했다.FOMC는 당초 오는 29일과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FRB가 이날 오전 일찍 긴급 소집했다.

이로써 FRB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파문이 발생한 작년 8월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인하했다.FRB가 FOMC 정기 회의를 앞당겨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9ㆍ11테러가 일어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FRB가 긴급 FOMC를 열고,그것도 시장의 예상치보다 큰 0.7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미국의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패닉상태로 빠져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FRB가 전격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도 그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400 포인트 이상 급락한 뒤 낙폭을 좁히기도 했으나 약세에서 쉽사리 벗어나지는 못했다.

한편 이에 앞서 아시아 증시는 장이 열리자마자 투매 현상이 나타나며 급락행진을 이어갔다.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4559.75로 전날보다 7.22% 떨어졌다.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5.14% 하락하면서 5000선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대폭락해 4500선마저 위협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5.65% 급락한 1만2573.05엔에 마감됐다. 서울 코스피 지수도 장중 1600선마저 무너지며 폭락세를 이어갔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