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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너무 너그럽다.

정말 멋지고 인정많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 길에 자신을 신랄히 비판해온 기자를 극진히 치료해줘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대상이 된 인물은 뉴욕 타임스의 여성 컬럼니스트 모린 도드(Maureen Dowd).
아버지 부시 때부터 백악관을 출입한 도드는 대통령과 교황 등 권력자를 향한 신랄한 비판으로 명성을 날려왔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다룬 일련의 글들로 1999년 논설부분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도드는 부시 현 대통령도 '허풍쟁이(Bubbl-Boy)', `더브야(W)' 등으로 지칭하면서 가차없는 비판을 가해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딕 체니 역시 '총질꾼(Shooter)' '노 박사(Dr. No)' 등으로 묘사하며 그의 음흉한 행태들을 비판해 백악관측이 눈에 가시 같은 기자로 꼽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드는 부시의 새 해 첫 해외순방인 중동 방문의 수행 취재에 나섰지만 첫 방문지인 이스라엘에 도착하자 마자 배탈이 나 고통을 겪어야 했다.

4차례 대통령 선거를 취재했던 도드는 극심한 배탈에도 '아마 뉴햄프셔 경선을 취재하고 싶은 열병이나 예루살렘에서 음식을 잘 못 먹어 그럴 것'이라며 대통령 주치의를 찾아보라는 주변의 권고를 마다하고 버텼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 일행이 쿠웨이트에서 바레인으로 이동한 지난 12일에는 도드의 배탈이 너무 심해 일요일자 정기 칼럼도 쓰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도드는 마침내 부시 대통령 주치의인 리처드 터브 공군 준장을 찾아가 호텔에 차려진 특급 의료시설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백악관측의 호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취재단 전세기로 이동하던 도드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 포스 원'으로 옮겨 태우고 대통령 주치의인 터브 준장이 극진히 치료한 것.
부시 대통령에게 서슬퍼런 비판을 멈추지 않았던 도드 기자도 "대통령이 너무 너그럽다.

정말 멋지고 인정많다"고 고마워해 한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