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투자규모가 매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투자대상 지역도 전통적 선호지역인 북미권을 벗어나 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 등 영어가 통하는 동남아 지역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 3분기 필리핀 투자액은 2600만달러로 전분기(12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었고,말레이시아 투자액도 2분기 1600만달러에서 3분기엔 2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투자자들이 영어권 동남아 국가를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언어적 접근성이다.

은퇴이민이나 자녀 영어연수교육 대상지로 인기가 높다.

북미권과 마찬가지로 모기지론 등 대출 제도가 비교적 잘 발달돼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고가 주택 구입 시에도 총분양가의 30~40%에 해당하는 초기 투자금으로 취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동남아 투자는 실거주 목적이 많지만 직접 거주하지 않고 현지 임대를 통해 정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7~8% 안팎의 임대수익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국내외 유명 건설업체들이 현지의 다양한 주택상품을 선보이며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팬아시아네트웍스는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지역 인근 글로벌시티에 개발 중인 4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 모듈타워'를 분양 중이다.

전체 371가구에 63~307㎡형(19~93평)으로 구성됐고 분양가는 3.3㎡당 평균 550만원 선이다.

전체 가구 중 66㎡(20평) 안팎의 소형 아파트가 314가구로 대부분이며 분양가는 1억원 안팎이다.

국내 유명 학원들과 연계한 영어·수학·논술 등의 학원 시설을 단지 내에 유치,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국내에서와 똑같은 학원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성한 게 장점이다.

국내 리조트 전문개발업체인 BXT리조트개발은 대한전선과 손잡고 필리핀 세부에서 '임페리얼 팰리스리조트'를 건설 중이다.

객실 규모는 총 524실 규모다.

분양받을 경우 연중 60일 무료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기간은 임대할 수 있다.

99㎡(30평)형과 132㎡(42평)형 호텔객실 분양가는 1억9000만~3억5000만원 선이다.

해외부동산 전문업체 루티즈코리아는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암팡대사고나 지역에서 '마이 해비타트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분양 중이다.

106~130㎡형 168가구로 분양가는 3.3㎡당 900만원대다.

페트로나스 타워가 가깝고 대형 쇼핑센터가 단지 인근에 있다.

루티즈코리아는 또 싱가포르 부킷티마로드 지역에 지어지는 최고급 아파트 '부킷티마 자딘'을 분양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여윳돈이 있는 자산가들도 환(換)리스크에다 해외 현지의 관련 법규도 잘 모르는 탓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외화송금 확대 조치를 호재로 받아들여 아무 준비 없이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직접 발품을 팔아 투자대상 물건과 주변 부동산시장 전망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해외 현장 방문 시에는 업체 말만 믿지 말고 한인 단체 등을 통해 정확한 현지 실정을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근거없이 과도한 보장 수익률을 앞세워 분양에 나서거나 현지 분양가에 높은 수수료를 얹어 국내 분양가를 책정하는 업체도 많아 투자 대상을 정할 때 유의해야 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