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지난 10일 LG필립스LCD 파주공장을 방문했다.

구 회장이 공식행사가 없는 현장을 방문하기는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그룹 내에서는 구 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강조하기 위해 파주공장을 방문했다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1961년 국내 최초로 흑백TV를 개발하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해온 LG그룹이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방문이라는 것이다.

구 회장은 이날 강유식 ㈜LG 부회장,남용 LG전자 부회장,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과 함께 LG필립스LCD 파주 사업장을 찾았다.

지난 2분기 이후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진 LG필립스LCD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그는 "권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의 노력으로 턴어라운드를 해 나가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들은 그러나 구 회장의 숨은 방문 목적은 그룹 디스플레이 사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룹 2인자인 강유식 부회장,LG필립스LCD와 함께 디스플레이 사업을 책임지는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을 대동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파주공장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개발 현황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 △풀HD TV용 화질 향상 패널 △마우스 대신 손가락으로 정보를 찾는 듀얼 터치 LCD 스크린 등 앞으로 상용화될 제품들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LCD사업이 단기적인 턴어라운드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