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KT 리더십아카데미.KT 임원 60여명이 9개 팀으로 나뉘어 스토리북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누가 감독을 맡지.주인공은?" "촬영 좀 해 본 사람 있나?" 기대와 흥분이 감돈다.

각 팀이 기획하고 촬영·편집한 UCC가 시연되는 순간.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여성, 검게 그을린 농부 등 갖가지 분장을 한 임원들이 등장한다.

서툰 연기지만 나름대로 UCC를 창조한다는 즐거움과 열성만큼은 전문 배우 못지않다.

KT는 '상상·창조·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이 같은 임원 포럼을 열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1박2일 일정으로 상상력 체험을 통해 임원들의 잠재된 창조성을 이끌어내고 고객가치를 높인다는 취지다.

KT 임원 모두는 UCC 제작뿐 아니라 다양한 감성체험을 했다.

카트라이더 게임 대항전을 통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인터넷 게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그림과 멜로디를 통한 창조성 체험을 위해 크로키와 아카펠라를 배워보는 시간도 가졌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번 행사에서 남중수 사장은 임원들과 UCC 제작 활동에 참여하고 아카펠라를 직접 부르면서 '미래 전략' 구상을 가다듬었다.

임원들은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와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의 특별강연을 통해 고객가치를 어떻게 높이고 창조적인 사고력을 어떻게 키우는지 배웠다.

임원들 반응은 뜨겁다.

황욱정 자산경영실장은 "기술적 발전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상상력은 그 진가를 발하게 된다"며 "바쁜 업무로 직접 체험하며 상상력을 일깨우는 기회를 갖기 어려웠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