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인문학 최고지도자 과정(AFP·Ad Fontes Program)은 서울대 인문대가 재계와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내 최초의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이다. 9월부터 주 1회,하루 4시간씩 17주간 수업을 진행한다.

교과과정은 △역사의식과 미래사회에 대한 이해를 함양하고 △문화예술의 이해를 통한 풍요로운 삶을 모색하고 △세계화 시대의 다문화를 탐방하는 것 등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정진홍 종교학과 명예교수가 '웰빙과 웰다잉'을 주제로 강의하고 성태용 건국대 철학과 교수가 'CEO와 함께 주역(周易) 속으로 들어가기'를 소개하는 등 경영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강의가 준비돼 있다.

알기 쉬운 역사해설로 잘 알려진 주경철 서양사학과 교수가 마련한 '신데렐라를 통해본 동서문화 비교'와 오병남 미학과 교수가 구수한 입담으로 소개하는 '현대예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안휘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가 전개하는 '한국전통미술의 감상법' 같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시간도 있다.

시사문제와 연관된 주요 사건을 깊숙이 살펴보는 교육과정도 있다. 노태돈 국사학과 교수가 '동북공정과 한국고대사의 쟁점'을 설명하고,김용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동북아 역사의 화해를 위하여'란 주제로 동양 3국간 역사분쟁에 대해 고찰한다. 이영주 중문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현대 중국리더가 읽는 중국고전'처럼 실용성을 가미한 강좌에서부터 '칸트의 이성비판과 현대인의 이성(백종현 철학과 교수)','코카콜라에서 오즈의 마법사까지(김성곤 영문학과 교수)','괴테와 파우스트(안삼환 독문학과 교수)','현대 프랑스시와 샹송(오생근 불문학과 교수)' 같은 순수교양까지 폭넓게 커리큘럼이 마련돼 있다. '안동지역 서원문화 탐방'이나 '박지원의 열하일기 탐방' 같은 지방 답사와 해외 답사 프로그램도 두루 갖췄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과 최영한 국민은행 자금그룹시장 부행장,최연매 '김정문 알로에' 부회장,주장건 세종서적 회장,조항원 대성미생물연구소 회장 등 재계 인사를 포함해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호일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허상만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등 모두 41명이 이번 1기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이태진 학장은 ]

이태진 학장은 1943년 경북 영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나와 1977년부터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조선시대 유교사 전공.사료를 통해 잘못된 역사기록은 물론 외교관계까지 바로잡는 역할을 두루 해냈다. 1988년부터 1992년까지 규장각 관리실장을 맡는 동안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훔쳐간 전말을 상세히 밝혀내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운동의 불을 붙였고,일제 강점의 근거가 된 여러 조약이 위조문서에 의한 불법 행위라는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한국사회사연구','조선유교사회사론','일본의 대한제국강점','고종시대의 재조명' 등 수많은 저서를 저술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방문교수 등을 거쳤으며 2004년에는 일본 도쿄대에서 한국사를 강의했다.

진단학회와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서울대 인문대학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