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불참 분위기' 감지..노조는 강행

일부 조합원 조업강행땐 노-노충돌 우려도

이번주 사흘간의 권역별 2시간 부분파업을 철회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가 오는 28일과 29일 전국 단위의 부분파업을 예정대로 전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대차지부는 지난 24일 임원과 각 사업부 대표, 위원회 의장 등 주요 노조간부 회의를 열고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정치파업을 반대하는 조합원과 국민의 여론 등을 감안, 25-27일간의 부분파업을 전격 철회하고 28일과 29일 전국 단위의 4시간, 6시간 부분파업에 집중키로 결정했다.

노조는 이번 부분파업 일부철회 결정과 관련, 25-27일 예정된 부분파업을 강행했다가 파업에 동참하는 조합원의 동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때 이후 예정된 전국 단위의 총파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 이후에도 조합원들은 노조의 인터넷 자유게시판을 통해 "권역별 부분파업을 철회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정치파업은 무조건 안된다.

28일과 29일 파업까지도 철회하자"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부부파업 일부철회가 결정되기 전에도 이들 조합원은 자유게시판에 "노조는 파업하고 파업을 원치 않는 조합원은 일하자", "파업과 집회에 불참하자"는 글을 올리는 등 파업불참 대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따라서 28일과 29일 울산공장과 아산, 전주, 남양연구소 등 전국 각 사업부에서 4시간과 6시간 부분파업이 강행될 경우 일부 공장에서는 조반장과 조합원을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생산현장을 지키며 라인 가동 시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여철 사장도 25일 긴급담화문을 내고 "회사에서는 이번 정치파업으로 인해 발생될 모든 피해에 대해 엄정하게 그 책임을 묻는 등 현대자동차 전 가족의 안녕을 흔들고 위기에 내모는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철저하게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면서 "회사는 모두의 생존과 가족들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생산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와 노력을 다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는 회사도 조합원으로부터 먼저 시작된 유례없는 파업반대 분위기 등을 감안해 파업 당일 생산현장에 남는 조합원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가동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비쳐지고 있다.

회사는 그러나 "올해 임단협을 코 앞에 두고 노사간 충돌까지 빚어가면서 생산라인을 무조건 가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장 충돌사태'를 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분위기속에 노조 측은 일단 대의원간담회에서 권역별 부분파업을 철회하는 대신 28일과 29일 전국파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대해 다시 결의를 다졌다.

노조는 전국파업까지 물러서게 되면 노조 존립의 문제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노조 임원, 대의원, 소위원 등이 파업 당일 공장별로 나서서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파업 동력'이 제대로 모일 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28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예정된 4시간 부분파업의 성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파업 시간 각 공장에서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생산라인을 지키려 한다면 이를 막으려는 노조간 노노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생산라인은 80% 이상의 인원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반대파 노조원들이 부분파업 대신 라인 가동으로 연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