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를 물이나 유기용매에 고르게 분산시킬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최성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엉킨 상태의 탄소나노튜브 다발을 물(수용액)이나 유기용매에 고르게 분산시킨 뒤 나중에 건조했을 때도 이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저널인 어드밴스트 머트리얼 19일자에 게재됐다.

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늘면서도 다이아몬드보다 강한 특성을 지녀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탄소나노튜브는 분자들의 끌어당기는 힘으로 인해 엉켜진 다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산업적 응용을 위해서는 탄소나노튜브를 고르게 분산해 원하는 소재에 흡착시킬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최 교수팀은 계면활성 분자를 이용해 탄소나노튜브를 물에 분산시킨 뒤,탄소나노튜브 표면에 흡착된 계면활성분자를 수용액 분산 상태에서 곧바로 중합반응을 시켜 탄소나노튜브의 표면에 계면활성 분자로 이뤄진 단일막을 형성하도록 했다. 이렇게 처리된 탄소나노튜브는 물에서 꺼내 건조하더라도 엉키지 않고 고르게 분산된 상태를 유지한다. 최 교수는 "고기능 복합소재, 분자단위의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탄소나노튜브를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