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자전거에 밀려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온 대영자전거가 특허기술을 채용한 고급 자전거로 재기에 나섰다. 올해로 설립 39년을 맞는 대영은 70~80년대 삼천리자전거와 더불어 양대 자전거메이커로 꼽혔던 데다 현재 국내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유일한 업체라는 점에서 '부활'여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육종령 대영자전거 대표는 20일 1년간의 연구 끝에 실용신안 특허를 출원한 '충격흡수장치(일명 쇼바) 안장'을 단 고급 산악자전거 'MTB DY261(사진)' 시리즈를 개발,이달 말부터 인터넷 쇼핑몰과 양판점 등을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안장에 충격흡수 기능이 들어간 자전거 제품이 나온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라고 육 대표는 말했다.

그는 "장애물이 많은 우리나라의 산악지형을 감안해 바퀴는 물론 안장까지 이 기능을 적용했다"며 "충격흡수율이 뛰어나 시장에서 반응이 좋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안장은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산업용 베어링을 넣어 소음이 거의 없고 말을 타는 듯한 느낌까지 주도록 해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는 중국산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작고한 이춘복씨가 1968년 창업한 대영자전거는 70~80년대까지만 해도 연 3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자전거 메이커로 손꼽혔다. 1980년에는 사업다각화에 나서 '스카이콩콩'이라는 어린이 점프 놀이기구를 개발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오토바이와 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자전거산업이 불황에 빠지는 바람에 1983년 부도를 내고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후 1989년 당시 직원(대리)으로 근무하던 육 대표가 회사를 인수해 재기를 모색해 왔다.

육 대표는 "최근 경기도 이천 도자기박람회에 이 제품을 시험적으로 판매해 본 결과 닷새 만에 300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소개했다. 구매자들이 값(19만8000원)이 약간 비싸기는 하지만 말을 타는 듯한 박진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회사는 한 TV홈쇼핑채널과 계약,7월 중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육 대표는 올해 20억원을 시작으로 5년 내 매출 100억원,시장점유율 7%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산이 매년 최소 5%가량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5년 후면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영자전거의 재기는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낮아진 상태라 국내 제작원가를 앞으로 얼마나 더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천리자전거 등 메이저 브랜드의 대응방식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