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소비재 판매 증가율이 신용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 소비재 판매 증가율은 2002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카드 대란이 일어나기 전이었던 2002년 4분기에 7.2%를 기록한 뒤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재 중 내구재 판매 증가율이 17%로 2002년 1분기 23.6% 이후 최고였으며 의류 운동기구 등 준내구재의 판매 증가율은 6.2%로 지난해 2분기의 6.7%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2.4%에 그쳤다.

내구재 중 승용차 판매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9.8% 늘었으며 가전 및 가구·통신기기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준내구재의 경우 의류·신발·가방은 같은 기간 7.6%,운동 및 오락용품은 21.1% 증가했지만 기타 준내구재는 오히려 3.9% 감소했다.

비내구재에서는 서적·문구(11.6%) 판매 증가율이 높았으며 음식료품·담배(6%)와 의약품·화장품(4.9%),연료(0.1%) 등도 판매액이 늘어났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에어컨과 컴퓨터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며 "민간소비가 계속 증가할지는 소득과 고용 여건에 좌우되겠지만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실질소득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민간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와 2.9% 감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들어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확대가 아닌 자산시장 호황에 의한 것이어서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