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준호가 극한의 도전을 이겨냈다.

20일 오후 7시10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4시간 휠체어 마라톤'의 대장정을 시작한 정준호는 꼬박 하루 동안 달려 21일 오후 5시20분께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SBS '희망TV24'와 함께 장애인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휠체어 마라톤에 도전한 정준호는 강변북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리다 성산대교를 건넌 뒤 강남쪽 강변 자전거도로를 통해 다시 올림픽홀에 돌아오는 약 60.8㎞ 코스를 완주했다.

전날 내린 비와 졸음, 팔이 떨어져나갈 것 고통을 이겨낸 도전이었다.

정준호는 마라톤을 완주한 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한동안 눈물을 흘려 말을 잇지 못했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른 뒤 "오랜만에 운동을 했더니 힘들다"며 애써 농담을 하려했던 그는 "하루 동안 휠체어를 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저는 휠체어 타는 것을 오늘 하루만 하면 되지만 이렇게 평생을 지내야 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다시 울먹였다.

이어 "저는 힘들어도 또 힘든 척해도 옆(함께 달린 장애인)에서 힘든 척 못하고 오셨고, 저는 장갑을 끼며 달렸는데 이 분은 장갑도 안 끼셨다"는 말을 하며 흐느꼈다.

20일 오후 6시40분부터 21일 오후 5시30분까지 특별 생방송으로 진행된 '희망TV24'는 SBS가 연예인 봉사단체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와 함께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모토로 펼친 행사. 정준호의 휠체어 마라톤 시간은 정확하게 24시간은 아니지만 거의 하루가 걸린다는 의미에서 제작진이 '24시간 마라톤'이라 붙였다.

정준호는 달리면서 먹고, 달리다가 쉬면서 휠체어 주행을 펼쳤고 도중에 제작진이 마련한 7곳의 쉼터에서 잠시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할 수 있었다.

그의 여정에는 국가대표 마라톤 코치 오상훈 씨를 비롯해 정신지체인, 시각장애인 등 3명이 함께 했다.

이번 행사의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의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희망기금으로 사용되며, 시청자들은 전화ARS와 인터넷을 통해 기부에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