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주가가 상승폭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부품주들도 덩달아 뜀박질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필립스LCD가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하면서 주춤하던 부품주들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1일 오후 1시44분 현재 LG필립스LCD는 전날보다 2750원(8.49%) 급등한 3만51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3만5600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10%에 육박하기도 했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374만주로, 지난해 6월13일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데다 공격적인 비용 절감 효과 등을 통해 2분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겠다는 회사측의 경영 목표에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이시각 현재 코스닥 시장에선 테크노세미켐의 주가가 12% 넘게 치솟은 것을 비롯해, 태산엘시디(1.5%) 디에스엘시디(3.9%) 우리이티아이(5.1%) 동진세미켐(3.0%)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부품 업체인 한솔LCD금호전기도 각각 4%대의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이들 종목들 역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 이날 최고의 관심 대상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부품업체들의 매출이 평균 10% 감소하는 등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패널 업체들의 생산량 조절로 물량이 줄어든데다 단기 인하 압력 등에 따른 부담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LG필립스LCD의 긍정적인 전망을 계기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대우증권 강윤흠 연구원은 "패널 가격이 오르고 선발 업체들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할 때가 부품주들의 모멘텀도 가장 좋은 때"라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자극을 받는 시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이 후행하는 경향이 있고 기대치가 높을 경우 실망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일단 2분기부터는 주가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게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다만 "패널 업체들의 원가 절감 노력으로 부품 업체들에 대한 압박은 지속될 수 있다"면서 "뚜렷한 이익 모멘텀은 보이기 힘들 것이란 점에서 원가 경쟁력 등을 갖춘 업체들로 투자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크노세미켐과 한솔LCD가 관심 종목으로 꼽혔다.

한편 굿모닝신한증권 송종호 연구원은 이날 LCD 장비주들 중에서도 장기 투자가 가능한 종목이 있다며, 현금성 자산 규모 등이 뛰어난 에스에프에이와 향후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피에스케이 등을 추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