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진로 '참이슬'과 두산 '처음처럼'의 소주 전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참이슬'이 쌓아온 강력한 철옹성에 '처음처럼'이 젊은 소비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앞세워 추격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해 2월 두산이 알코올 도수 20도짜리 '처음처럼'을 선보이면서 저도주(低度酒) 돌풍을 일으키자 진로는 6개월 뒤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로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쫓는 자보다는 쫓기는 자가 화급해지게 마련.진로는 '하이트 신화'의 주역인 윤종웅 하이트맥주 사장으로 사령탑을 바꾸고 공고한 '수성 작전'에 돌입했다.

◆마켓 셰어는 '참이슬',로열티는 '처음처럼'이 높아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갤럽이 1월 한 달간 만 19세 이상 전국 남녀 2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가장 자주 마신(주음용) 소주 브랜드는 53.2%를 기록한 진로 '참이슬'로 나타났다.

'처음처럼'이 11.0%로 2위.수도권에서는 '참이슬'이 80.2%,'처음처럼'이 18.4%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개개인이 가장 자주 마시는 소주 브랜드의 비율,이른바 마인드 셰어(mind share)로 실제 판매량을 계산하는 시장 점유율과는 다르다.

그렇지만 같은 기간 두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이번 조사 결과와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지난 1월 진로의 전국 소주 시장 점유율은 51.1%,두산은 9.2%를 기록했다.

수도권은 진로가 84.7%,두산이 14.5%였다.

한국갤럽 신종호 차장은 "마인드 셰어든 마켓 셰어든 진로 '참이슬'은 소주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가 여전하다"며 "그러나 경쟁력지수로 눈을 돌려보면 기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자체 개발한 미래 경쟁력 진단 지수인 G-CBPI에서도 '참이슬'의 G-CBPI가 50.6으로 처음처럼(26.3)보다 월등히 높았다.

설문 분석 결과 A브랜드를 사겠다는 소비자가 40%이고,A브랜드는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15%라면 G-CBPI는 25가 된다.

두 회사 간 시장 점유율 차이보다 이 지수의 차이가 적어 '처음처럼'의 약진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는 것.실제로 올 들어 1,2월 두 달간 '참이슬'은 수도권에서 점유율을 1.2%포인트 잃었고,'처음처럼'은 2.2%포인트 높였다.

지방 소주는 수도권에서 G-CBPI가 -71.9로 나타났다.

조사 시점이 지방 소주회사들이 본격적인 광고·판촉에 나서지 않았던 때임을 감안하더라도 수도권 진출을 선언한 금복주와 선양의 수도권 입성이 수월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마케팅이 열쇠

주음용자들의 음용 만족도와 충성도는 '처음처럼'이 '참이슬'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새내기 브랜드가 1년 만에 소주 시장에서 빠르게 뿌리를 내렸다는 얘기다.

수도권 소주 음용자의 브랜드별 만족도는 '참이슬'이 72.9점,'처음처럼'이 74.5점(10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참이슬'이 좋다는 소비자들은 '오랜 마신 술이라서'(16.5%),'입에 맞아서'(13.4%)를 이유로 든 반면 '처음처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순하고'(32.6%),'깨끗한 맛'(9.2%) 때문에 찾는다고 답했다.

만족도는 특정 브랜드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에서부터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까지 5개 문항을 각각 100점,75점,50점,25점,0점 등으로 환산해 점수화한 결과다.

수도권 소주 음용자 중 충성 고객(true loyal)의 비중은 '처음처럼'이 53.2%로 46.0%의 '참이슬'보다 높았다.

지금까지 수비에 치중했던 진로가 '공격 앞으로'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보수적인 소주 소비자를 돌려세우기 위해서는 특단의 마케팅뿐이 없어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

☞상세한 내용은 한국경제신문이 2일 발간하는 격주간 소비자경제지 <프로슈머>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