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뒤 700여명 자정 넘겨 연좌농성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마감 시한이 임박한 30일 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회원 1천여명이 `FTA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광화문 일대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기습시위를 벌인뒤 자정이 넘어서까지 도로 한복판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범국본은 이날 오후 8시20분부터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2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미FTA중단 촉구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개최했으며 오후 10시20분께 행사가 끝나자 회원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청와대를 목표로 행진했다.

시위대는 광화문 세종로사거리에서 경찰이 가로막자 차로행진을 중단, 여러 무리로 흩어져 경복궁역 앞 사거리(내자동사거리)에 집결한 뒤 오후 10시 40분께부터 700여명이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사직로 양방향 차량운행이 전면 중단된 것은 물론 세종로, 세검정∼적선동 일대에서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은 연좌농성을 벌이는 시위대를 둘러싸 1시간만에 사직로 양방향 4개 차로통행을 재개했으나 시위대가 31일 0시20분께 거센 비가 내리면서 자진해산 할 때까지 교통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시위대는 "한미FTA가 새벽에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제 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협상내용이 공개되면 국민의 반대여론이 거세질 것이고 국회비준 저지운동과 노무현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범국본은 지난해 불법폭력시위 이후 집회신고를 낼 때마다 경찰이 금지통고를 하자 이날은 아예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선전전과 기자회견, 촛불문화제를 개최한 뒤 심야에 불법시위를 벌였다.

범국본은 30일 오후 5시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앞길 진출을 시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으며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이동, 등록금 인상반대 집회 대학생 4천여명과 합세했다.

앞서 범국본 시청각.미디어분야 공동대책위는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문화분야를 희생해 다른 분야 협상에 이용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투자자-국가 제소권'의 위헌성에 대한 의견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이날 서울 도심지역은 오전부터 광화문, 세종로, 경복궁역 주변, 삼청동 입구 등 청와대로 향하는 진입로 주변에 전경버스가 대거 투입된데다 오후에는 대학생 4천여명이 서울역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는 바람에 차량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