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개막전에서 만난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상대로 홈런을 작렬시킨 이승엽은 자타 공인 요코하마 '킬러'다.

요미우리 팀 창단이후 70번째 4번 타자인 이승엽은 지난해 요코하마와 개막전에서 홈런과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천적으로 부상했다.

지난 시즌 이승엽이 요코하마를 상대로 올린 타율은 시즌 타율(0.323)보다 훨씬 높은 0.370(81타수30안타). 홈런 역시 퍼시픽리그 구단까지 모두 합친 11팀 중 가장 많은 8개를 쏘아 올렸다.

볼넷도 가장 많은 13개를 얻어 내는 등 이승엽은 요코하마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도 이승엽의 방망이는 쉴 줄을 몰랐다.

타율은 0.351(37타수13안타)로 센트럴리그 구장 중에서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홈 진구 구장(0.3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대포는 3개를 그렸다.

이승엽이 30일 요코하마전에서 상대 에이스 미우라 다이스케로부터 홈런을 앗아낸 것은 홈런 1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

뭐든지 첫 단추가 중요한 법인데 이승엽은 첫 경기서부터 홈런을 때리며 2할대 타율에 그쳤던 시범 경기에서 부진과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동점포로 첫 승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사실.
또한 요코하마는 좌완투수에 약한 요미우리를 상대로 2,3차전에는 도이 요시히로, 구도 기미야스 등 좌투수를 선발로 잇달아 내보낼 예정이어서 첫 승의 의미가 더했다.

"부산 사직구장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이승엽이 완전히 적응한 것도 큰 소득이다.

바다에 인접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는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면서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람이 불어 닥쳤다.

바람은 펜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불다가 갑자기 방향을 반대로 틀기도 했고 외야에서 내야로 불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었다.

배팅 연습 때 바람의 방향을 예측하고 무리 없는 스윙으로 홈런 9개 중 5개를 좌,좌중 방향으로 밀어쳤던 이승엽은 우직하게 바깥쪽 승부를 고집한 요코하마 배터리의 의중을 깨고 결대로 받아치는 유연한 스윙으로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순풍에 돛 단 듯' 펜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분 바람도 이승엽의 편이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