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의 여행주제로 손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스크린 투어'다.

연인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특히 그렇다.

좋아했던 멜로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속삭이는 시간만큼 낭만적인 순간도 없겠다.

바람결에 실린 달콤한 꽃내음도 기분을 돋워주지 않는가.

어디로 향할까.

한국관광공사가 스크린 투어에 좋은 여행지를 추천했다.

▶대륙을 호령한 삼족오의 혼(전남 나주)=지난해 중반부터 스크린투어 명소로 급부상한 곳이 나주의 '삼한지테마파크'다.

고구려 건국신화를 다룬 역사드라마 '주몽'이 촬영된 곳으로,드라마의 명장면을 되새겨보려는 탐방객들이 줄을 이었던 것.소서노와 주몽이 세운 졸본성,당시 서민들이 살았던 초가집거리,모팔모가 강철검을 만들었던 철기제작소,드라마 초기의 무대였던 동부여성,신의 영역인 신단 등을 볼 수 있다.

연못궁 위쪽 산의 전망대도 찾아보자.주몽 세트장 전체와 나주평야,영산강이 한눈에 잡힌다.

4월 초·중순에는 새하얀 배꽃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 더 좋다.

나주시청 문화공보실 관광기획팀(061)330-8108

▶봄향기에 실린 황진이의 사랑(경북 예천)=예천 용문면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명소로 소문이 나 있다.

금당실마을의 고택과 돌담,선리마을의 오지풍경 등이 그 자체로 훌륭한 세트장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병암정은 드라마 황진이의 명장면이 촬영된 곳.드라마 속 황진이와 김은호의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병암정에서 1㎞쯤 떨어져 있는 금당실마을은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와 '영어완전정복'의 배경이다.

고택과 골목길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영어완전정복은 박연이씨 댁에서 촬영됐고,나의 결혼원정기의 무대는 박춘수씨 댁이다.

이 마을에서는 양반체험,전통혼례체험,농촌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예천군청 문화관광과(054)650-6395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타임머신(경남 사천)=사천의 항공우주박물관은 비행기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B-29 폭격기기를 비롯한 20여기의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영화 '웰컴투 동막골'이 촬영됐다.

C-123K 수송기 안에 박광현 감독이 촬영 당시 앉았던 의자와 완전군장한 국군마네킹 등이 남아 있다.

실내 전시장도 둘러보자.초음속 비행기를 조정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비행시뮬레이터가 있다.

게임을 하듯 즐길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1948년 스탈린이 선물했다는 김일성의 승용차도 전시돼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총기류도 볼 수 있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055)830-4225

▶한적해서 좋은 벚꽃과 서동요의 전설(전북 익산)=익산에는 드라마 '서동요',영화 '홀리데이'와 '거룩한 계보' 촬영세트장이 있다.

서동의 어린시절을 촬영한 1세트장과 선화공주 사가로 꾸민 2세트장은 각각 울창한 솔숲과 저수지가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 아주 좋다.

1세트장은 특히 아침 물안개가 피어날 때와 석양이 질 때가 아름답다.

여산면의 2세트장 가는 길에 볼거리가 많다.

보석테마관광지,복원공사가 한창인 미륵사지,고도리석불,왕궁리 5층석탑,백제시대 석불좌상 같은 보물을 볼 수 있다.

함벽정 정자 주변에 화사한 벚꽃의 운치도 남다르다.

익산시청 문화관광과(063)850-4124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