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오르긴 오를 텐데…’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한 한 주였다.

지난 22일 1465.41로 마감하며 전고점이던 1465.70을 뛰어넘은 코스피는 23일 1469.88로 마감하면서 사상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다음주에는 과연 이런 분위기가 계속 될 것인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상승 요인과 상승 추세,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전망에서는 이견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립하는 위 세 가지 지점을 눈 여겨 보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 요인 … 글로벌 증시 랠리 후광 vs. 국내 펀더멘털 개선

먼저 상승 요인을 보자.

코스피 상승세의 요인으로 많이 꼽히는 것은 글로벌 증시의 랠리가 이어져 우리 증시가 후광을 입었다는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고,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 불안감 때문에 국내 증시로 외국 자금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해외증시 효과 때문이라면 해외증시 추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좌우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기업 실적 등 내부 요인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 때문에 상승 요인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주와 내수주 실적이 부진해 내부에서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이 부족하다”며 해외 증시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입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에도 해외증시는 올랐지만 우리 증시는 외면받았다”며 “현 증시 급등세는 해외 증시 때문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반대 입장이다.

그 동안 IT주가 부진했지만 이제 바닥을 쳤기 때문에 IT주 매수세가 살아나 코스피가 올랐다는 것.

◆ 상승추세 … 조정 받으며 완만하게 vs. 상승 추세 지속

시장 분위기의 대세는 상승기조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중간에 조정을 거칠 것인지, 당분간 상승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9개월간 글로벌 증시가 계속 상승세였다는 점에서 너무 오른 주가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펀드 환매도 지속되고 있어 최근의 주가급등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를 견인한 것은 금융, 조선, 철강주 등 가치주 혹은 재평가되고 있는 종목들”이라며 “실적에 따른 상승추세를 제지할 요인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차익실현 물량 전망 … 펀드 대량 환매 지속 vs. 환매 주춤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주식 시장의 기본 생리다. 증시 상승 추세가 지속되려면 차익 실현 물량이 적어야 한다.

따라서 최근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주식형 펀드 환매 물량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일 투신권에서 수천억원 어치의 환매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매수를 주도하고 있다지만 금융주에 집중된 상황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중”이라며 환매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김학균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도 같은 의견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투신권에 주식형 펀드 비율이 92% 정도인데, 이것은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해당 펀드가 주식을 팔아서 환매대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펀드에 들어있는 개별 주식의 재료와는 무관하게 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고점을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심리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 고점을 넘어섰기 때문에 지금 팔아서 차익을 실현하기 보다는 코스피 1500선을 기대하며 더 높은 이익을 내고자 하는 심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팀장은 자금이 빠지기 보다 오히려 더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편, 다음주가 월말 월초인 만큼 주중에 발표될 경기지표도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경기선행지수, 2월 수출동향, 산업활동 동향 등을 보면 되고, 미국에서 나올 4분기 GDP 성장률과 개인소비지출 물가지표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